[쿠키 정치]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지난 17일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취재 도중 북한군에 억류됐다.
미국 국무부의 프레드 래시 공보관은 19일(현지시간) 미 국적 여기자 2명이 중국과 북한 접경 두만강 지역에서 취재 중 북한에 억류된 사실을 확인하고, 신병 인도를 위해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래시 국무부 공보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며 미국 관리들이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사람의 소재와 안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도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북·중 변경 지역에서 미국인들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해 중국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요청에 대해 북한 당국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북한과 미국 정부간 외교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불거져 어떤 방향으로 해결될 지 추이가 주목된다.
대북 소식통은 19일 "북·중 접경지대인 두만강 인근에서 미 여기자 2명이 취재 도중 북한군에 억류돼 현재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며칠 전 (억류된 것을) 인지했지만 우리가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며 억류 사실을 확인했다.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두 명의 미국 여기자가 지난해 11월부터 탈북자들과 그들의 인신매매 실태 등을 취재하고 싶다고 해 도움을 줬다"면서 "17일 오전 6시쯤 '취재를 무사히 잘 마치고 중국 단둥으로 돌아간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계 은아 리(Euna Lee)와 중국계 로라 링(Laura Ling)이 조선족인 중국인 가이드 1명과 함께 북한 국경수비대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국제 케이블 TV 네트워크인 커런트 TV의 '뱅가드' 프로그램 제작진으로 탈북자 인권 문제를 취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1996년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가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밀입국하자 억류한 적 있지만,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한 빌 리처드슨 당시 미 하원의원과의 협상 끝에 석방한 적이 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명호 특파원,안의근 기자,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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