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리스트’ 盧 전 대통령에게 불똥 튀나

‘박연차 리스트’ 盧 전 대통령에게 불똥 튀나

기사승인 2009-03-30 23:35:01


[쿠키 사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측과 박 회장의 거액 거래 의혹으로 옮겨지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특히 박 회장의 돈 50억원이 노 전 대통령측으로 전달됐다는 의혹은 어떤 형태로든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연차 게이트' 수사는 4월에는 더욱 커다란 정국의 핵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측에 불똥 튀나=가장 큰 폭발력을 지닌 뇌관은 과연 검찰 수사가 노 전 대통령에게까지 미치느냐 여부다. 현재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을 보면 박 회장의 비자금 중 50억원이 어떤 식으로든 노 전 대통령측 또는 친형 건평씨 사위 연모씨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건평씨와 박 회장은 예전부터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다. 건평씨가 "큰 마음 먹고 도와주라"고 말하면 박 회장은 거액을 총선에 출마한 후보에게 건넸다. 통 큰 스타일의 박 회장이 건평씨 사위가 운영하는 업체에 투자했을 개연성은 높다는게 주위의 관측이다. 일부에선 건평씨 아들에게 건네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50억원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에게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검찰이 명확히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시작된 국세청의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의 종착점은 결국 노 전 대통령측을 향하고 있다는 설이 무성하다. 정부는 이미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없는 수사를 공식 천명한 상태다. 박 회장이 해외법인 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만든 정황이 추가로 포착되면서 박 회장의 해외 비자금 규모 역시 검찰의 주된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APC로부터 차명으로 받은 배당이익 6746만달러가 들어 있는 계좌 이외에 홍콩 계좌를 추가로 발견하고, 이 계좌가 별도의 비자금 조성 창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역의원 추가소환=검찰은 이미 소환돼 조사를 받은 민주당 서갑원, 한나라당 박진 의원 외에 또 다른 현역 의원들에 대한 소환시기를 조율 중이다. 조만간 소환이 거론되는 의원은 2명 안팎이지만 4∼5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검찰은 다음달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의원들에게 국회 일정이 없을 때 검찰에 나와서 조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현역의원들은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이 있는 만큼 심리적 압박감이 덜한 시기에 나와 수사에 협조해 달라는 것이다. 검찰은 5월 초에 현역 의원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고위 공직자도 타깃?=다음달에는 전·현직 고위공직자에 대한 사정 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벌써부터 박 회장의 텃밭이었던 부산·경남 지역에서 재직 중이거나 근무했던 검찰, 경찰, 법원, 국세청, 지방자치단체 일부 간부들이 수사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회장의 정치권 로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 김혁규 전 경남지사나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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