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저마다 다른 주장
박 회장이 전달한 50억원의 성격과 사용처 등은 이번 사건의 분수령이 될 수 밖에 없다. 연씨측은 자신의 사업 투자금 명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씨는 자신이 먼저 투자를 해달라고 한 것은 맞지만 사용처 등에 대한 자료가 명확하게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연씨 주장대로라면 박 회장이 연씨 사업계획만 믿고 50억원이라는 거액을 건네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속 수감 중인 박 회장은 박찬종 변호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연씨에게 건넨 돈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화포천 개발에 쓸 종잣돈이라고 주장했다. 화포천은 노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생태 하천으로 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힌 곳이다. 박 변호사는 또 박 회장이 결국에는 노 전 대통령에게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측은 박 회장 돈은 연씨와의 거래일 뿐 노 전 대통령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이 거래는 베트남과 필리핀 등 국외투자를 위해 정상적으로 투자받은 돈”이라며 “실제로 200만 달러 이상이 투자됐고 나머지는 아직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화포천 개발 명목 주장에 대해선 “(노 전 대통령이) 화포천 정비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돈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복씨 “인사 사례는 사실무근”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보훈처장은 박 회장이 자신의 보훈처장 임명 사례 명목으로 50억원을 줬다는 본보 보도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김 전 처장은 참여정부 시절 국가보훈처장은 독립유공자 후손 중에서 경력에 따라 발탁한다는 인사 방침이 정해져 있었으며, 자신은 이런 기준에 따라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APC계좌 자금 흐름이 관건
따라서 결국 50억원의 행방과 건네진 목적은 박 회장이 해외 비자금을 조성하려고 만든 홍콩법인 APC의 계좌 추적 결과에 모든 것이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APC는 박 회장의 비자금 루트라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고, 정관계 로비자금의 상당부분도 이곳에서 나온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 관계자는 “APC 계좌 자료에 대한 분석이 완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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