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 불황타파] (4) 결혼 전문가가 알려주는 ‘불황 속 웨딩’

[Cool∼ 불황타파] (4) 결혼 전문가가 알려주는 ‘불황 속 웨딩’

기사승인 2009-04-13 13:47:01

“평일에 웬 결혼? 편견을 버리면 저렴해집니다.”

[쿠키 생활] “내 생애 딱 한번인데….” 웬만한 짠돌이들도 지갑을 여는 때가 바로 결혼 준비 기간이다. 그러나 최근 불황 탓인지 ‘무조건 저렴하게’ 를 외치는 ‘초저가 결혼족’도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알뜰 결혼’을 꿈꾸는 예비 신혼 부부를 위해 결혼 전문가인 손혜경(38) 듀오웨드 본부장을 만났다. 손 본부장은 결혼정보 회사 듀오의 창립 멤버로 14년간 결혼과 관련된 업무를 두루 담당해왔다. 10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마주한 그는 “무조건 싸게만 하면 후회가 남는다”며 실속있는 결혼식 준비 노하우를 들려줬다.

“결혼식 요일만 조정해도 신혼여행비 빠져요”

결혼을 앞둔 커플이 비용을 합리적으로 절감 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손 본부장은 “결혼식 시기와 날짜를 잘 조정하면 신혼여행비가 빠진다” 고 했다. 평일과 비수기를 공략하면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메이크업과 드레스,스튜디오 촬영 비용을 합친 ‘웨딩 패키지’ 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제가 결혼식을 올렸던 10년 전과 비슷하지요. 오히려 저렴해진 부분도 있을 정도니깐요. 현명하게 경비를 절감 할 수 있는 비결은 결혼식 날짜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식장 대여비와 식대를 할인 받을 수 있는 결혼식 날짜를 잘 고르는 전략을 세워야 해요.”

결혼식의 골든 타임은 토요일 정오부터 일요일 오후 4시정도까지. 계절은 봄 가을이 선호되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인 비수기인 1, 2월과 7, 8월을 제외하면 주말 대부분이 성수기로 분류된다.


성수기 주말은
많은 예비 부부들이 몰리는 시기이기 때문에 에누리가 통하지 않는다. 일부 웨딩홀과 호텔은 자체적으로 정한 하객수에 맞지 않을 경우 예약을 받지 않는 등 배짱을 부린다. 손 본부장은 “모두가 좋아하는 날을 피해 결혼식을 올린다는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비용 절감이 생각보다 쉽다”고 말했다.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싶다면 요일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평일(월∼목요일) 혹은 일요일 저녁에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식대를 15∼ 20% 할인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음료,
꽃장식, 특수효과 등 여러 부대 비용에서 협상이 가능하다.

손 본부장은 “무조건 싸게 한다는 생각에 마음에도 없는 웨딩홀을 선택하게 되면 나중에 100% 후회한다”며 “자신의 마음에 들었던 웨딩홀보다 낮은 수준을 택하기 보다는 요일을 조정해서 가격을 다운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녁 6시에서 7시에 시작하는 평일 결혼식은 우리 풍토에서는 아직 낯설다. 따라서 상대방과 양가 어른들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손 본부장은 “최근에는 이런 문화가
많이 늘었다”며 평일 결혼식의 장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일단 비용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점이죠.
어떤 면에서는 하객들의 심리적인 부담감을 줄여 줄 수도 있어요. 직장인의 경우
주말 시간을 빼앗기지 않아 좋을 수도 있지요.
여러가지 장점을 들어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고
청첩장에도 이를 적어 설명해주면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웃음)

평일이 부담스럽다면 남들이 선호하지 않는 계절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비수기 중에서는 특히
7, 8월이 1, 2월에 비해 수요가 적어 협상의 여지가 더 많다.
손 본부장은 “요즘에는 냉·난방 시설이 잘 돼 있어 예전처럼 계절로 비수기,성수기를 나누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일이나 계절 조정이 어렵다면 교회나 성당, 동문회관 등을 식장으로 이용해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손 본부장은 “교회나 성당은 장소가 주는 독특한 분위기나 종교적인 의미때문에 음식이 부실하거나 시설이 완벽하지 않아도 큰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며 “동문회관은 졸업생들에게 20∼30%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의미있게 식을 진행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박에 뜬 신혼여행지는 NO!

결혼식 택일 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또 있을까. 손 본부장은 ‘예단과 예물’ 등 허례허식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예단은 양가 가족의 합의하에 없앨 수 있고
예물은 결국 유행에 뒤처져
장롱 신세를 면치 못하기 때문에 줄여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또 혼수 품목의 가짓수를 줄이는 것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 필요할 것 같다’ 는 막연한 생각이 드는 품목이라면 살면서 준비해도 늦지 않다” 며 “가짓수를 줄이는 대신 실제 구입 품목의 질을 높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혼수품의 경우에도 무조건 새 것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손 본부장은 “ 전시 상품을 구입하거나 솔로일 때 쓰던 물건을을 재활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특히 가구의 경우, 고급 가구점에서 윈도쇼핑으로 안목을 기른 뒤 서울 아현동이나 경기 일산·마석 등
가구단지를 찾아 비슷한 디자인(일명 카피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세트로 구입하지 않고 침대와 장롱, 화장대 처럼 비중이 큰 가구만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절약의 지혜다.

웨딩 박람회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손 본부장의 설명이다. 수많은 참여 업체들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호객 행위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 미리 선호하는 업체와 가격 등 견적을 뽑아 놓아야 한다. 또 현장에서 바로 계약을 종용하는 업체는 피하는 것이 좋다.

손 본부장은 높은 환율 탓에 해외 신혼여행을 망설이는 예비부부들에게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단박에 뜬 신혼여행지는 가격 거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며 “평소 가고 싶던 여행지를 선택하되 머무르는 기간동안 숙박 장소를 고가와 저가 등으로 섞어 지내는 것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손혜경 본부장은

1971년 서울 출생. 95년 덕성여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듀오의 창립 멤버로 웨딩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14년 동안 결혼 전문 잡지,
웨딩박람회, 아카데미 강사 등 결혼 이벤트와 관련된 업무를 다양하게 거쳤다.

현재는 듀오가 만든 웨딩컨설팅 브랜드인 듀오웨드 본부장을 맡아 결혼 준비 전략을 세워주는 웨딩 플래너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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