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뇌사자 발굴…한국장기기증원 공식 출범

잠재 뇌사자 발굴…한국장기기증원 공식 출범

기사승인 2009-05-07 17:30:01

[쿠키 사회] “말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장기 이식의 기회를 높여 새 생명을 주고, 장기 기증인의 가족을 배려하고 독려해 보다 효율적인 뇌사자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7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한국장기기증원(KODA)이 공식 출범했다. 설립 책임자인 하종원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뇌사자 장기 기증 활성화의 구심점 역할을 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첫 독립 장기구득기관인 KODA는 잠재 뇌사자를 적극 찾아내고 장기 기증 설득과 장기 적출 등 뇌사자 장기 기증의 전 과정을 수행, 턱없이 부족한 국내 장기 기증을 늘리고 이식 대기 기간을 단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 4월 말 현재 장기 이식 대기자는 1만8308명. 하지만 생체 장기 기증자는 2008년 말 기준으로 1641명, 뇌사 기증자는 256명에 불과하다. 때문에 평균 이식 대기 기간이 4년여에 이르며 매년 1000명 이상이 대기 중 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지원과 감독을 받는 등 공공성이 강화된 KODA는 일선 병원으로부터 잠재 뇌사자 신고 접수, 뇌사 판정 과정의 조정, 뇌사자 평가 및 관리, 장기 구득, 유족에 대한 사후 지원, 대국민 홍보 등 뇌사자의 장기 기증과 관련된 전반적인 역할을 맡는다.

하 교수는 “지금까지의 병원별 장기구득 프로그램은 중복 투자와 불필요한 경쟁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고, 특히 중소 병원 대기자에게는 이식 기회가 줄어듦으로써 장기 배분의 불평등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면서 “장기기증원은 개별 병원 수준이 아닌 전국 3개 권역별로 중앙화된 전문 뇌사자 발굴 및 관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ODA는 연말까지 원활한 기관 운영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우선 1권역(서울 경기 강원 인천 제주)내 중환자실이 있는 5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잠재 뇌사자 발굴에 나선 뒤, 2013년까지 2권역(충청 전라 광주 대전)과 3권역(경상 대구 부산 울산)으로 확대해 전국적인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이날 현판식에 참석한 말기신부전 환자 한상근(55·경기도 시흥시)씨는 “3년째 신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장기기증원 출범은 오랜 질병의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우리 환자들에게 봄햇살과 같은 소식”이라며 기뻐했다. 현판식에는 장기 이식 대기 환자 및 가족들 외에 한나라당 이애주, 민주당 전현희 의원, 보건복지가족부 노길상 국장, 대한이식학회 한덕종 이사장,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 강재규 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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