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해진 판세
안상수, 정의화 의원에 이어 18일에는 황우여 의원이 친박계 최경환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내세우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황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출마회견에서 “다투는 집은 설 수 없으며, 금이 가고 깨진 집은 결국 무너지고 만다”며 “원칙과 약속을 지키면서 신뢰를 쌓아나가 그 진정성 위에 화합이라는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의 가세로 경선 구도는 복잡해졌다. 기존 양강 구도 속 상대적 우위를 주장했던 안 의원 측은 수도권 표 분산에다 범 친박계인 김성조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효과가 반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PK(부산·경남) 출신인 정 의원 측 역시 상당수가 친박계인 PK지역 의원 표심이 황 의원 측으로 돌아설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 논란
경선 구도를 흔들어놓은 ‘최경환 카드’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애초 친박계 정책위의장 후보 영입에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진 안상수-정의화 의원 측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당 주류가 친박 측과 조율 하에 무산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 대신 ‘최경환 카드’를 밀고 있다는 음모론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음모설의 배후로 지목된 이상득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선 관여하지도, 개입하지도 않았다. 나는 엄정 중립”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일본 방문 중 측근을 통해 “출국 전에 황우여, 최경환 의원에게서 전화가 와 황 의원 출마시 유·불리를 묻더라”며 “그래서 ‘늦게 출마했기 때문에 불리하지 않겠느냐. 그러나 출마 여부는 본인의 결심에 달린 문제다.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의원은 안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음모론을 제기한 경위를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막판 변수는
‘황-최’조에 친박표가 쏠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친이측의 대응도 주목거리다. 대표적인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와 안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국민통합포럼’이 19일 잇따라 모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 일부에선 계파 차원에서 지지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하지만 이번 경선마저 ‘친이-친박’대결 구도로 가는 것은 당 화합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황-최’조와 친이 후보가 맞붙는 결선 투표까지 갈 경우 친이계 표가 결집될 가능성이 높다.
경선 하루 전인 20일 6명의 후보들이 참석하는 정책토론회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초선과 개혁 성향 의원이 많이 포진한 수도권 의원 중 상당수는 후보 토론회를 통해 지지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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