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외국인보호센터,불법체류자에겐 ‘그림의 떡’

경찰서 외국인보호센터,불법체류자에겐 ‘그림의 떡’

기사승인 2009-05-19 00:20:01


[쿠키 사회] 경찰이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생활하는 지역에 외국인 인권보호센터를 열었지만 정작 외국인 노동자들이 찾아가지 않아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상당수가 불법체류자 신분인 만큼 '제발로' 경찰서를 찾아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영등포서 대림2치안센터, 이슬람권 외국인이 많은 용산서 용산치안센터, 동남아시아인이 주로 모이는 종로서 동숭치안센터 등 3곳의 외국인 인권보호센터를 열었다. 이들 센터는 외국인 관련 범죄, 고용자 착취, 임금체불 등의 처리를 주임무로 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이용율은 저조했다. 가장 상황이 좋은 대림2치안센터에 하루 평균 3∼4명이 찾을 뿐이다.

시민단체들은 외국인 인권보호센터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인권의 사각 지대에 몰린 불법체류자에게 너무 먼 곳이라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불법 외국인 노동자는 2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에게 경찰은 두려운 존재다. 경찰은 불법체류자를 직접 단속하지 않아도 강제단속에 협력한다. 스리랑카인 A씨(33)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경찰서를 찾아가기란 두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노동자센터 최정의팔 소장은 18일 "외국인 인권보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법체류자"라며 "일부 악덕 회사는 불법체류를 이유로 월급을 제 때 주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도 참고 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서 등 관공서를 찾아가 임금체불을 하소연할 수 없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사기단도 평소 30만∼50만원의 현금을 소지하고 다니는 불법체류 외국인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체류자들은 검거될 경우 본국행 항공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현금을 갖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사기단은 이들을 상대로 범행을 물색한 뒤 출입국관리소 직원을 사칭해 협박하고 돈을 가로챈다는 것이다. 이렇게 피해를 당해도 불법체류자들은 경찰서에 가면 강제 출국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기피하고 있다.

물론 경찰도 할말은 있다. 불법체류자도 법을 어긴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체류자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경찰도 노력하고 있다"며 "경찰은 한국에서 받지 못한 체임 피해를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들도 불법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문을 연지 한달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성과를 바라는 건 시기상조"라며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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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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