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4월5일 '은하 2호'라고 이름 붙인 장거리 로켓 대포동 2호를 발사했다. 북한은 대포동 2호에 탑재한 광명성 2호가 시험용 통신위성이며 우주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발사하는 것이라고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에 ICBM 시험발사 움직임을 추진함으로써 군사적인 의도를 노골화했다.
북한이 발사할 ICBM은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크다. 발사 시기는 빠르면 이달 16일 미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때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발사 장소는 4월5일 장거리 로켓이 발사된 함북 무수단리가 아닌 평북 동창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곳에서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 일부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발사에 성공한다면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미 서부 지역이 북한 미사일의 사정거리 내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달 25일 핵실험으로 핵무기 제조 가능성을 한층 높인 북한은 핵무기를 실어나를 수 있는 ICBM까지 보유했음을 증명함으로써 대미 핵 위협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에서 성공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장거리미사일이 ICBM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사거리가 5500㎞를 넘어야 한다. 현재 실전 배치된 ICBM은 미국의 타이탄Ⅱ와 미니트맨Ⅱ·Ⅲ, 피스키퍼와 중국의 둥펑(DF-31A), 러시아의 SS-18·19·25 등으로 모두 사거리가 1만㎞를 넘는다.
지난 4월5일 발사된 대포동 2호의 사거리는 4000㎞가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군사전문지 스페이스플라이트 4월10일자에 따르면 은하 2호는 당초 일본 당국이 발표한 3600㎞보다 약 1000㎞ 더 비행해 발사 지점에서 4426㎞ 부근에서 로켓 잔해가 탄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대포동 2호 발사시 북한이 의도적으로 자신들이 가진 기술을 숨긴 것이 아니라면 불과 2개월 만에 1000㎞ 이상 더 나가는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북한이 ICBM 개발에 중요한 단분리기술 가운데 1단계 분리기술은 확보했지만 2, 3단계 분리기술은 완성되지 않았으며 안전하게 대기권에 재진입할 수 있는 재진입체(RV) 개발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상당한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성공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의 ICBM 발사 움직임은 대내적인 요인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2년을 강성대국 목표 연도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강성대국의 중요한 축인 군사 강국의 면모를 과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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