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8·스위스)가 생애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프랑스오픈에서 관중으로부터 ‘모자 테러’를 당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메이저 테니스대회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페더러와 로빈 소더링(25·스웨덴)이 2세트 경기를 벌이던 중 스위스 국기 문양의 티셔츠와 양말 차림을 한 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깃발을 든 남성 관중이 코트 위로 뛰어들었다.
코트와 관중석의 경계벽을 가볍게 뛰어넘은 이 남성은 곧바로 페더러에게 달려가 바르셀로나 깃발을 흔들었고 자신의 붉은 색 모자를 벗어 페더러의 머리에 씌우려 했다.
그러나 모자를 씌우는 데 실패한 이 남성은 검정색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달려들자 코트 한 가운데로 달아나다가 미식축구의 한 장면처럼 몸을 날린 경호원에 의해 제압됐다. 이 남성은 경호원들에게 팔과 다리를 붙잡혀 나가면서도 모자를 흔들어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했다.
이후 경기가 속개됐으나 페더러는 ‘모자 테러’에 흔들렸는지 앞서 6-1로 가볍게 따낸 1세트와 달리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7-6<1>으로 간신히 이겼다. 페더러는 마음을 추스리고 돌입한 3세트를 6-4로 따내 최종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승리했다.
윔블던과 US오픈(이상 5회 우승), 호주오픈(3회 우승)에서 정상을 밟은 경험이 있지만 유난히 프랑스오픈에서만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던 페더러는 마침내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휩쓰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1999년 프랑스오픈에 처음 도전한 뒤 11년 만에 일궈낸 쾌거다.
페더러는 경기를 마친 뒤 “어깨에 놓였던 압박감을 털어냈다. 이제 은퇴할 때까지 ‘롤랑가로에서 우승을 못했다’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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