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강원대학교(총장 권영중)에 따르면 취업난으로 졸업을 한학기 남겨두고 임시방편으로 휴학을 하는 등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어 도내 처음으로 졸업유보제를 도입, 취업캠프 채용설명회 면접관리 등 맞춤형 취업준비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대중 강원대 교무부처장은 “1학기씩 2회에 한해 1년간 졸업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졸업을 유보하더라도 1학기에 한 과목 이상은 수강신청을 하고 등록금은 과목 수에 따라 내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졸업유보제 도입은 기업체들이 졸업자보다 졸업 예정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학생들이 일부러 졸업시기를 늦추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졸업한 학생들이 취업을 못해 학교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졸업생 신분이기 때문에 학교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학교 주변의 동아리방 등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아 졸업유보제 도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모 대학에 재학중인 안모(26)씨는 지난해 일부러 전공선택 과목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아 졸업을 유예시켰다. 안씨는 “졸업 예정자를 선호하는 기업의 채용조건을 고려, 취업 때까지 학교에 남기로 했다”며 “일부러 F학점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의 박모(23·여)씨도 “취업을 못한 상태에서 졸업식은 곧 실업식”이라며 “재학생 신분이 취업 정보와 스펙을 갖추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강원대 관계자는 “졸업유보제를 위한 전산망을 조속히 수정하고 취업지원 프로그램 개발해 졸업생들의 취업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춘천=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yzbyo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