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당하는 ‘보이스피싱’…KBS 추적60분 집중분석

알고도 당하는 ‘보이스피싱’…KBS 추적60분 집중분석

기사승인 2009-06-11 17:43:01
[쿠키 문화] “아들을 중국에서 납치했으니 살리고 싶으면 돈을 보내라”

지난달 16일 회사원 강씨 부모는 정신이 하얘지는 전화를 받았다. 출장 간 아들이 납치됐다니….

협박범은 강씨의 가족관계, 비행시간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강씨의 부모는 사실로 여기고 자칫 사기를 당할 뻔했다. 다행히 강씨와 연락이 닿아 피해는 면했지만 행선지와 비행시간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한 보이스피싱 사기단들에 대해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처럼 대상자의 가족관계 등까지 정확하게 파악해 전화를 거는 ‘표적형’ 보이스피싱이 급증하고 있다.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사기치는 사례는 옛날 이야기기 된 것.

KBS 1TV ‘추적60분’은 수법을 인지하는 것만이 피해를 막는 최선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에 따라 12일 오후10시 ‘진화하는 전화사기, 누군가 당신의 정보를 알고 있다’를 방송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7년 3979건이던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008년 8445건으로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중국이나 대만에 거처로 둔 점조직 형태로 활동해 검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인까지 가담해 조직이 더욱 치밀하고 체계화되고 있어 범인 검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이 IT 강국임에도 해커들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보안상태가 취약하며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은 실제 보안전문가와 함께 몇 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보안상태 점검을 벌였다. 그 결과 대상 사이트 대부분이 4번의 마우스 클릭으로 간단하게 뚫렸다.

또 통장이 너무 쉽게 개설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전화사기단들은 이 같은 실태를 이용해 신분이 불확실하거나 심지어 자신의 의사표현이 어려운 장애인을 대동해 대포통장을 개설하고 있다. 제작진은 “무엇보다 돈이 유통되는 통로인 대포통장을 차단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막을 근원적인 방법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적60분’은 보이스피싱 사기에 한국인이 어디까지 개입돼 있는지, 이것이 사라지지 않는 원인과 근본대책은 무엇인지 꼼꼼히 짚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전병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