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수사관들이 박씨 등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영장없이 불법 연행한 뒤 2개월 넘게 외부와 연락을 차단하고 감금한 채 수사했고,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재심 사유가 있다”고 말했다.
옛 국가안전기획부는 1981년 8월 박씨와 박씨 어머니, 동생 등 일가족 7명으로 구성된 가족 간첩단이 진도에서 24년간 고정간첩으로 활동했다고 발표했다. 박씨는 진도 농협에 근무하는 평범한 소시민이었으나 한국전쟁 중 헤어진 아버지를 만나 접선하고 그를 따라 월북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8년을 복역하다 1998년 가석방됐다.
박씨 가족의 사연은 김희철 감독의 독립 영화 ‘무죄’로 만들어져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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