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지난해 4월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원 대상 국회의원을 직접 지정해 후원금 전달을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규진)심리로 20일 열린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에 대한 공판에서 박 전 회장의 측근인 정승영 전 정산개발 사장은 “총선을 앞두고 박 전 회장이 후원대상 의원을 직접 거명해 (내가) 명단을 작성했고 최종 결재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후원금 조성경위에 대해 “박 전 회장 부재를 대비해 개인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돈이 7억원 가량 있었다”면서 “박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3억원을 인출한 뒤 정산개발 금고에 넣어뒀다가 후원금으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지원대상 의원 명단에 대해서는 “기소되지 않은 사람도 있고 후원금 한도가 다 돼 전달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며 “보내지 말라고 해서 현금으로 전달한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사장은 김 의원 측 변호인이 한나라당 A·K의원을 거론하며 친동생을 통해 후원금을 전달하도록 지시했느냐고 추궁하자 이를 시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사장이 동생을 통해 A·K의원 등에 대해 후원금을 전달했으나 합법적으로 처리된 것으로 내사종결 처리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는 박 전 회장이 신병치료를 위해 요청한 구속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였다. 박 전 회장은 지병인 척추 디스크 및 협심증 수술을 위해 24일 오후 2시부터 다음달 14일 오후 6시까지 서울삼성병원 20층 격리병동에서 머무르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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