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거파업 60일 쌍용차 극한대치…‘끝이 없다’

점거파업 60일 쌍용차 극한대치…‘끝이 없다’

기사승인 2009-07-21 00:06:00


[쿠키 경제] 쌍용자동차 노조의 평택공장 점거 파업이 60일을 넘겼다. 대화는 끊겼고, 자금은 말랐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20일 "회생 가능성이 대단히 낮다"고 했다. 법원의 퇴거명령 강제집행도 실패해 남은 것은 공권력을 동원한 진압뿐이다. 극적 반전 없이는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유일한 회생 가능성인 생산 재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사측 “이달 안에만 정상화되면 살아난다”

도장공장 점거 상황에선 공장 가동이 불가능한 데도 사측 임직원 2800여명은 이날 새총 공격을 피해가며 평택공장 본관과 연구소에 들어갔다. 점거가 풀릴 경우 최단 시간 안에 공장이 돌아가도록 준비하기 위해서다.

사측은 2∼3일 안에 도장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장의 훼손된 시설물을 복구하고, 도장공장이 접수되는대로 생산을 재개해 다음달부터 월 3000대씩 출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 올해 2만7000대 생산이 가능해져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측 관계자는 "도장공장만 확보되면 9월15일까지 설득력 있는 회생계획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점점 희미해지는 회생 가능성

시간이 갈수록 현실은 사측 기대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법원은 채권단 등 관계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청산 여부를 결정한다. 생산이 재개된다 해도 소비자가 외면하면 판매 실적이 높을 리 없고, 회생 의견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유일 법정관리인은 지난달 중순 “미국과 유럽 업체 2∼3곳에서 투자 의사를 전해 들었다”고 했지만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생산 실적을 쌓고, 투자도 유치하고, 회생계획안을 제출해 자금지원을 받는 시나리오의 첫번째 관문인 정리해고에서 막혀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공적 자금 투입을 주장하지만 정부는 꿈쩍도 않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조찬간담회에서 “ 노사 문제에 정부가 개입해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 적이 없다”며 “법원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인 9월15일 전에 청산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60일 점거파업 피해 불어나

노조는 2646명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해 지난 5월22일 평택공장을 점거했다. 이후 두 달간 차를 거의 만들지 못했다. 공장이 돌아갔더라면 1만800여대를 만들어 팔 수 있었다. 6월 판매는 매장 전시용 차까지 200대 가까이 인도한 게 전부다. 전시용 차가 없어 직원 차를 세워놓는 대리점도 등장했다. 사측은 파업 손실액을 2300억원으로 집계했다. 회생 발판으로 기대하던 신차 C200 출시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업 여파는 주위로 확산되며 증폭을 거듭하고 있다. 10개 협력업체가 문을 닫았고, 13개 업체는 부도가 났다. 협력업체 모임인 쌍용차협동회는 이달 말이면 부도 기업 수가 50개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지난 6개월간 1차 협력업체 224개 등 관련 부품업계에서 일자리 3400여개가 사라졌다. 평택 지역 경제도 극한 상황에 내몰렸다. 조업 재개를 기다리던 공장 주변 상인들은 버티다 못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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