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대란’ 현실화되나…수급 불안 우려는 ‘여전’

‘김장 대란’ 현실화되나…수급 불안 우려는 ‘여전’

폭염·폭우로 인한 작황 부진…채소 가격 급등세
대형마트들 배추 예약 판매 돌입…물량 확보 ‘비상’
농식품부 ‘김장재료 수급 안정방안’ 이달 발표 예정

기사승인 2024-10-03 06:00:05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이례적인 폭염·폭우로 인해 배춧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금배추 대란’ 우려가 일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가격 폭등이 겨울 김장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1포기 가격은 9662원으로, 지난해 대비 56%, 평년보다 34%나 높았다. 장기간 폭염이 계속되면서 한 포기에 4000~5000원 수준이던 배추 가격이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배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형마트에서는 배추와 포기김치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김장철 절임배추 물량 확보에 촉각을 세우는 가운데 김장용 절임배추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롯데마트·슈퍼는 오는 6일까지 절임배추 및 김장재료에 대한 1차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롯데마트·슈퍼는 전남 해남군, 충북 괴산군, 강원 평창·영월군 산지와 지난 8월부터 사전 협의를 통해 물량을 확보했다. 가격은 20㎏ 기준 약 3만원대다. 절임 배추와 김장재료는 11월 8일부터 12월 21일까지 희망 날짜에 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오는 25일부터 절임배추와 김장재료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한다. 이마트는 해남에 배추를 직접 재배하는 절임 공장을 섭외한 데 이어 홍천과 문경, 예산, 무안, 부안 등 농가와 계약재배를 진행해 지난해보다 재배 면적을 늘렸다. 

홈플러스도 이달 중순부터 절임배추, 김장재료 등의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올해 판매 물량과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정부는 작황 관리를 잘하면 배추 수급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배추 수급과 가격 전망에 대해 “10일 전후로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말에는 소위 김장배추라고 하는 가을배추를 미리 땡겨서 출하할 수 있기 때문에 10월 중순 이후 (가격이) 차츰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장관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장배추는 심은 지 얼마 안 됐고 무럭무럭 크고 있다”며 ”날씨도 서늘해졌고 우리 농가의 기술 수준이 높기 때문에 생육 관리를 잘하면 김장배추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물가 상승 대책과 관련해선 ”기후 문제 때문에 채소류는 하루하루 등락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농식품부는 농가와 함께 생육관리협의체를 운영하며 매일 수급을 챙기고 있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재료 수급 안정방안’을 이달 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중국산 배추를 들여오는 등 수급 안정에 나섰다. 지난주 초도물량 16톤을 수입했으며 다음주까지 100톤, 10월 말까지 1100톤으로 수입 물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민간 수입을 촉진하고자 배추에 할당관세(0%)도 적용 중이며, 산지에 출하 장려금을 지급해 조기 출하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배추 수급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장기간의 폭염과 폭우로 인해 배추 생육이 지연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생산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은 전년 대비 5.3%, 평년 대비 4.9% 줄었다. 가을배추 역시 재배 의향 면적이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가을배추 출하 가격이 떨어지면서 올해 다른 작물로 전환하려는 농가가 느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유통업계는 10월 중순 가을배추 물량 출하 전까지 여름 배추 물량 부족에 따라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배추 가격이 폭락하면서 올해 배추 농사를 짓지 않은 농가가 늘었다”면서 ”배추 재배 면적이 크게 줄었지만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정부 대책이 미흡했던 것도 있다. 이미 크게 오른 배춧값을 잡기 위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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