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3대 현안

금호아시아나 3대 현안

기사승인 2009-07-29 17:00:01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29일 서울 신문로1가 금호아시아나 본관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자신의 해임안이 가결된 28일 이사회에 반발하는 구체적 움직임도 현재로선 없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잠복해 있던 불확실성(경영권 분쟁)이 해소돼 오히려 호재”라고 했다. 그러나 법정 분쟁으로 비화되면 상황이 달라져 관련 업계는 박 회장의 다음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3대 현안

구조조정은 크게 세갈래다. 계열사인 대우건설과 금호생명을 매각하고 서울고속터미널(강남터미널) 지분(38.74%)을 팔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고속터미널은 28일 입찰을 마감했다.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코아FG가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31일 발표될 예정이다. 입주 상인 보상 등 향후 개발에 난제가 많아 응찰자들이 높은 금액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낮지만 금호 측은 어떻게든 성사시켜야 한다.

금호생명 매각은 칸서스자산운용과의 협상이 ‘무르익은 단계’라고 한다. 이달 안에 계약을 체결하는 게 목표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달 금호생명 실사를 마무리했다. 사모펀드(PEF)를 만들어 4000억∼4800억원에 지분 50∼70%를 인수하려 한다. 그러나 아직 인수 자금을 전액 마련하지 못해 난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을 팔지 않고는 4조원대 풋백옵션(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주식을 금호가 되사주기로 한 계약) 문제를 풀 길이 없다. 다음달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적으로 인수자를 찾아 나선다.

최선책은 대우건설 지분 72.1%(금호 32.5%, 재무적 투자자 39.6%)를 주당 1만5000원에 팔아 3조7000억원 가량 확보하고 3000억원을 보태 풋백옵션 4조원을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차선책으로 ‘지분 50%+1주’ 매각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엔 인수자 부담이 줄지만 금호의 유동성 문제는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

박찬구 회장 다음 행보는

박삼구 그룹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에도 구조조정을 직접 챙길 태세다. 복잡한 매각 과정을 성사시키려면 일사불란한 의사 결정이 필요해서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이 법정 공방이나 지분 경쟁 등 반격에 나선다면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박찬구 회장이 쓸 수 있는 첫번째 카드는 법원에 이사회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룹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이 이사회 전 해임안건을 통보받았고 직접 표결에도 참가했다”며 “소송으로 번질 여지가 없다”고 했다.

다음 카드인 지분 경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찬구 회장 측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18.47%로 나머지 형제 가계의 지분(28.17%)에 크게 뒤진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이 공동 경영 원칙을 깨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늘릴 때는 우호지분 확보 등 모종의 조치를 해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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