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 징검다리 협상 어디까지 왔나

쌍용차 노사 징검다리 협상 어디까지 왔나

기사승인 2009-07-31 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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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3시간 대화와 3시간 정회가 반복되던 쌍용차 노사의 '징검다리 협상'에 31일 이상이 생겼다. 오전 6시55분 시작된 네번째 정회는 5차 협상이 열린 오후 7시30분까지 12시간35분이나 계속됐다. 협상안에 대한 양측 내부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교착 상태에는 파업 종료 이후 노사 관계에 대한 입장차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비용절감보다 노조 무력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쌍용차 최상진 재무기획담당 상무는 1∼4차 협상에 대해 "이제 전반부가 끝났고, 어려운 협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징검다리 협상 어디까지 왔나=일부 의견 접근이 있었으나 합의된 것은 아직 없다. 사측은 무급휴직 확대를 제안했고, 노조는 사실상 해고라며 반대하던 영업직 전환을 일부 수용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정리해고 976명의 10%였던 무급휴직 전환을 더 늘리겠다고 제안했지만 30일 알려진 것처럼 40%까지 늘리는 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40% 이상을 기대하고 있었고 사측은 20∼30%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영업직 전환을 일부 수용했지만 분사와 희망퇴직은 거부하며 대신 파견근무와 순환휴직을 주장했다. 노조 측은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올려 "사측에서 분사, 희망퇴직, 영업직 전환, 무급휴직의 기존 틀에 갇힌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분사나 희망퇴직은 사실상 해고여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 600여명에 대한 순환휴직과 파견 형식의 타 기업 근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976명 중 몇 명이나 쌍용차 직원이란 '적(籍)'을 유지하느냐를 놓고 양측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노사관계 재설정" vs "노조 무력화 기도"=노조 보도자료에는 이날 '노조 무력화'란 표현이 등장했다. 노조 측은 "사측 협상안에는 결국 노조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비용 절감은 무급휴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끝까지 정리해고를 고수하는 것은 결국 노조 와해 작전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에 파업 종료 후 집행부 유지 문제가 협상 쟁점으로 부상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리해고자 976명에는 노조 집행부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측은 "개별 통지된 정리해고자 명단은 개인 신상에 관련된 기밀이라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측에선 이번 기회에 노사 문화가 혁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측 직원들은 "회사가 망하더라도 저런 노조와 함께 일할 순 없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 왔다. 노사 관계의 재설정은 향후 회생계획과도 직결돼 있다. 달라진 노사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는 70일 이상 점거 파업이 벌어진 회사에 투자를 유치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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