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부간 거래내역 모두 증여세 부과는 부당” 판결

[단독] “부부간 거래내역 모두 증여세 부과는 부당” 판결

기사승인 2009-08-02 18:05:00
[쿠키 사회] 주식거래를 위해 부부 사이에 일어난 금융 거래 내역을 모두 증여세 부과대상으로 본 세무서의 과세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이경구)는 2일 윤모(여)씨가 송파세무서를 상대로 낸 32억6000여만원의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윤씨의 계좌에서 남편 이모씨의 계좌로 입금된 금액을 뺀 나머지만 무상으로 이전받은 금액으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윤씨는 2003∼2005년 이씨로부터 37차례 모두 45억4000여만원을 증권 계좌로 송금받아 주식을 사들이는 데 썼다. 2005년 말 이씨가 숨지자 윤씨는 이씨 생전에 계좌로 되돌려준 18억7000여원을 뺀 26억7000여만원을 상속 재산에 더해 신고한 뒤 증여세를 냈다.

하지만 세무서는 두 사람 사이에 오간 거래 내역을 모두 상대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 32억6000여만원을 윤씨에게 물렸고, 윤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에 걸쳐 계속·반복적으로 이뤄진 금전거래는 전체 거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 경우 각각 증여된 것이라기보다는 빌렸다가 돌려준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부부 사이의 금전 거래에서 이자율이나 차용기간에 관한 내용이 기재된 차용증이 작성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증권 계좌에 입금된 액수가 서로에게 증여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선정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