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로 돌변한 쌍용차 평택공장…경찰, 노조 진압 개시

전쟁터로 돌변한 쌍용차 평택공장…경찰, 노조 진압 개시

기사승인 2009-08-04 16:25:00

[쿠키 경제] 4일 쌍용차 평택공장 수은주는 30도를 훌쩍 넘어섰다. 걷기도 힘든 땡볕 아래 무거운 작전복의 경찰과 최루액을 뒤집어 쓴 노조원들의 ‘전투’가 벌어졌다.

이날 새벽 도장공장을 빠져 나온 추가 이탈자는 17명이었다. 협상 결렬 이후 3일까지 103명이 이탈한 데 비하면 노조 결속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수치였다.

남은 인원은 520여명. 그러나 경찰은 오전 5시15분부터 헬기를 띄웠다. 평택공장 안에 배치된 병력 600여명을 도장공장 바로 앞까지 전진시켰다. 경찰 병력은 일제히 방패를 두드리고 고함을 지르며 노조원들의 선잠을 깨웠다.

◇준비=당황한 노조원들은 10여명이 옥상에서 새총을 쏘며 저항했다. 인접한 조립3·4공장 옥상까지 뛰어다니며 상황을 살폈다. 경찰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사측 직원들과 함께 지게차 7대로 도장1공장과 조립3·4공장 사이 철제 바리케이드를 치워 진입로를 확보했다. 오전 7시 경찰이 다시 전진하자 노조 측은 불 붙은 타이어를 던져댔다.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는 오전 8시쯤 평택공장 본관 5층의 지휘본부에 집결했다. 주차장에 설치된 소방본부도 진압작전도를 펴고 회의를 열었다. 이후 평택공장 안에 경찰특공대를 포함한 25개 중대 2500여명이 투입됐다. 사측 직원은 2200여명이 출근해 대기했다. 특수 제작된 특공대 투입용 버스, 고가사다리차, 포크레인 등 각종 중장비가 배치됐다.

◇돌입=오전 9시50분. 경찰 헬기들이 도장2공장 옥상에 최루액을 살포하며 ‘작전’이 시작됐다. 정문 북문 남문 쪽에 배치된 병력이 일제히 도장공장 코 앞까지 밀고 올라갔다. 특수 차량으로 이동한 경찰특공대는 오전 10시40분 도장2공장 서쪽의 차체2공장에 사다리차를 갖다 붙였다. 사측 용역원들은 인근 프레스공장 옥상에서 ‘엄호’하듯 도장공장을 향해 새총을 발사했다.

오전 11시50분.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헬기로 최루액을 투하하는 동안 특공대 200여명이 마침내 차체2공장 옥상에 올라섰다. 헬기는 전보다 훨씬 낮은 고도로 비행하며 최루액을 살포했다. 차체2공장을 장악하자 경찰은 옥상에 병력 200여명을 추가로 투입하고 지상에도 400명을 배치했다. 도장2공장 동쪽 조립3·4공장에서도 경찰은 옥상 및 내부 장악을 시도했다.

차체2공장 옥상과 도장2공장 옥상 사이에는 6∼7m 간격이 있고, 조립3·4공장 3층에 도장2공장과 연결된 통로가 있다. 노조는 150명 규모의 ‘사수대’로 맞섰다. 도장2공장 옥상, 조립3·4공장 옥상과 연결통로에 분산 배치돼 경찰에 맞섰다. 경찰이 오후 들어 도장2공장 옥상 점거를 시도하자 이들은 화염병, 새총, 단연발 사제총 등을 동원해 격렬히 저항했다.

◇대치=차체1·2공장을 경찰이 장악하면서 평택공장 ‘노조 영역’은 오후 5시 현재 도장1·2공장, 부품도장공장과 조립3·4공장 일부로 축소됐다. 경찰은 차체2공장과 도장2공장 옥상 사이를 사다리로 연결해 건너가려 했지만 노조 측 반격에 부닥쳐 대치 중이다. 조립3·4팀 옥상에도 세차례 ‘사다리 진입’을 시도했으나 저지당했다.

정문과 남문, 도장1공장과 TRE공장(C200 신차 조립공장) 쪽에서도 경찰과 노조의 충돌이 계속돼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평택=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조국현 강창욱 기자, 사진=이동희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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