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회생까지 산 넘어 산…시간과의 싸움 시작

쌍용차 회생까지 산 넘어 산…시간과의 싸움 시작

기사승인 2009-08-06 17:07:00
[쿠키 경제] 쌍용자동차가 회생절차 개시 6개월 만에 회생에 필요한 첫 단추를 뀄다. 법원과 채권단은 지난 2월6일 회생절차를 시작하도록 허락하며 구조조정, 자금 조달책 마련, 신차 개발 능력 확보 등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 조건이 충족돼야 다음달 15일 2차 관계인 집회에서 쌍용차 회생계획이 최종 인가될 수 있다. 이 중 구조조정 부분을 6일 노사 협상 타결로 마무리한 것이다.

◇시간과의 싸움 시작한 쌍용차=회생계획안 제출 시한까지 남은 기간은 40일이다. 쌍용차 회생절차를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4부는 “공장 가동과 생산 능력 확보 여부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쌍용차는 이제 최대한 빨리 생산 라인을 복구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분간 휴일 없이 매일 전 직원이 출근해 복구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라인이 정상화되려면 짧으면 2주, 길면 3주가 걸릴 것으로 회사는 예상했다. 이달 하순에야 차량 생산을 위한 기본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생산 라인을 복구해도 부품이 없으면 차를 만들 수 없다. 장기 파업에 붕괴된 협력업체 공급망을 조속히 되살리고 판매 네트워크도 새롭게 구축해야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회사는 지난달 20일 출근 재개 이후 부서별로 협력사 확보 방안, 영업 활성화 방안, 기업 이미지 개선 방안 등을 마련해 왔다.

회사는 이와 동시에 자금 유치 활동도 곧바로 시작할 계획이다. 보유 현금이 100억원도 안돼 운영자금이 크게 부족하다. 최선책은 투자자를 찾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대출을 받아내는 게 급하다. 다행히 부동산 담보 여력이 3300억원 가량 돼 산업은행 등에 추가 대출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 동안 산업은행이 자금지원에 난색을 보여 왔지만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다시 요청할 명분이 생겼다는 게 쌍용차 입장이다.

◇회생까지는 산 넘어 산=쌍용차의 이런 구상이 실현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부정적인 견해가 압도적이다. 이미 감당키 어려운 파업 손실이 발생했고, 납품 체계와 영업망이 붕괴된 데다 브랜드 이미지도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77일 점거 파업의 생산차질은 1만4590대, 손실액은 3160억원이나 된다. 1차 협력업체 32곳 중 4곳이 부도나 법정관리 상태이고 25곳은 휴업 중이다. 2차 협력업체 399곳 중 95곳이 부도·폐업·휴업 상태다.

자동차 생산 공정의 특성상 파업 뒤에는 불량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쌍용차의 경우 워낙 장기간 파업이 진행돼 노동자들의 숙련도마저 상당히 무뎌졌으리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소비자들은 쌍용차를 외면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공장이 가동되더라도 정상적인 생산 및 판매 실적을 거두기 어렵다.

법원도 오랜 파업이 가져온 쌍용차 기업가치의 변화를 다시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생절차 개시 때는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3900억원 가량 높았지만 재조사에 나설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법원과 채권단이 이 같은 실사 과정을 거쳐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청산 과정의 채권 변제 우선 순위는 산업은행의 평택공장 담보 채권(2380억원), 직원들의 임금 채권(약 500억원대) 순이다. 이 중 협력업체 매출 채권(약 3000억원)은 사실상 변제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평택=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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