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방북] 134일째 억류 유씨는 어떤 상황?

[현정은 회장 방북] 134일째 억류 유씨는 어떤 상황?

기사승인 2009-08-10 17:13:00
[쿠키 경제] 현대아산 직원 유모(44)씨가 3월30일 개성공단에서 억류된 이후 134일간 유씨를 만난 남측 인사는 없다. 비슷한 시기에 체포된 미국 여기자 2명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와 수차례 접견하고 가족과 통화도 했지만 유씨는 주변 정황과 북측 인사의 말을 근거로 개성에 있으며 건강하다고 추정할 뿐이다.

가장 확실한 정황은 지난 4월에 있었다. 개성공단 남측 직원들이 업무 처리를 위해 유씨가 보관하던 열쇠를 요구하자 북측은 30분 만에 열쇠를 가져 왔다. 북측을 통해 옷가지를 몇차례 전달하고 유씨 소지품을 전달받기도 했다. 유씨는 당시 개성공단의 북측 개발지도총국 건물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월 말 이 건물에서 보위부 요원들의 움직임이 사라지면서 유씨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개성시 보위부나 인근 군 시설로 옮겼다는 관측과 함께 평양에 압송됐는 소문도 나돌았다.

북측은 “유씨가 건강히 잘 있다”고 간간히 전했으나 지난달 2일 제2차 남북당국간 실무회담에선 가족의 편지 전달 요청을 거부했다. 이후 북한이 유씨를 형법이 아닌 남북합의서에 따라 조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신변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은 지난달 22일에도 개성에서 북측 인사를 통해 지병 치료제와 옷가지를 전달했다. 유씨 억류 이후 거의 매주 방북해 북측 관계자를 만나 왔다. 조 사장은 “북측이 유씨가 잘 지낸다고 나를 안심시키면서도 면담 요청에는 ‘규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했다.

유씨 가족은 줄곧 ‘침묵’을 지켜 왔다.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해 석방을 호소한 미국 여기자 가족과 정반대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지난 5월 외교통상부는 유씨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공론화하려 검토했으나 가족의 반대로 보류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가족들은 자칫 일이 더 꼬일까봐 극도로 행동을 자제하며 언론 접촉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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