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타킹’이 일본 프로그램을 표절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EBS의 ‘과학실험-사이펀’도 일본 방송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EBS는 11일 “지난달 23일과 지난 6일 ‘사이펀’ 방송분이 일본 TBS 프로그램 ‘놀라움의 아라시’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관련 방송분을 제작한 외주제작사가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으로 (이 외주제작사와는)계약을 해지했다”고 사과했다.
‘놀라움의 아라시’는 일본 인기 아이돌 그룹인 아라시가 진행하는 것으로 아라시 멤버나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멤버들이 직접 실험해보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사이펀’이 지난달 23일 방송한 실험 내용은 ‘종이컵 전화기 합창’과 ‘트럼펫 실험’이었다. ‘종이컵’ 실험은 합창단 개개인이 실로 연결된 종이컵에 대고 자신이 맡은 파트의 노래를 하면 종이컵 전화를 받는 사람에게 그 소리가 합창으로 들릴까를 알아보는 것이다. ‘트럼펫 실험’은 일단 트럼펫 수십 개를 일렬로 늘어놓고 곡의 악보에 따라 한 음만을 내도록 한 뒤 빠른 속도로 악기의 앞을 지나가면 완성된 곡을 들을 수 있는지를 실험한 것이다. 위의 두 실험은 일본에서 지난해 12월28일 방송된 것과 거의 똑같았다.
지난 6일 방송된 ‘식물 방치 실험’도 지난해 4월6일 방송한 내용을 그대로 베꼈다. 다 자라지 않은 수박과 메론, 토마토와 가지 등을 붙여서 놔두면 어떻게 자라는지를 실험한 것으로 실험방법과 대상이 동일하다. 이 뿐 아니라 검은 천을 씌워 햇빛을 차단하면 식물이 하얗게 변하는지, 식물에 반지를 끼워두면 어떤 형태로 자라는지, 계속 돌아가는 회전판에 식물을 두면 어떻게 되는지 등 식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 전부가 일본에서 방송된 내용이었다.
‘사이펀’의 표절을 밝혀낸 것은 아라시 팬들이었다. 아라시 팬들은 지난 6일 ‘사이펀’이 방송되자마 EBS 측에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EBS는 계속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나흘이 지나서야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이펀’ 게시판은 교육방송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윤모씨는 “다른 곳도 아닌 대한민국 교육방송에서 표절을 하고 있다니 정말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라고 지적했으며 이모씨는 “한국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방송이 표절을 일삼는다면 아이들이 뭘 보고 자라겠나”고 질책했다.
또 “외주제작사에서 제작을 하더라도 최종적인 책임은 EBS에 있는 것 아니냐” “남 탓으로만 돌리고 변명만 늘어놓는다”는 등 EBS가 책임을 외주제작사로 전가한 것에 대한 비난도 많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