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노조 “휴가 끝났다.파업하자”

기아차노조 “휴가 끝났다.파업하자”

기사승인 2009-08-11 17:34:01

[쿠키 경제] 기아자동차 노조가 11일 부분파업을 재개했다. 지난달 27일 파업 이후 여름휴가를 위해 파업을 중단한 지 보름 만이다. 노후차 세제혜택 등 정부 지원에 힘입어 경영실적이 좋아지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다 여름휴가까지 챙길 것은 다 챙기는 노조 행태에 대해 ‘배부른 파업, 귀족 파업’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6월29일부터 모두 80시간 파업한 기아차 매출 손실은 4000억원이 넘어 쌍용차 77일 파업 손실액 3160억원을 크게 웃돈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오전 전 공장에서 주·야간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임금협상 상황에 따라 시간을 조절해가며 31일까지 부분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5월14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사측과 14차례 임금협상을 진행하며 6차례 부분파업과 1차례 전면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기본급 5.5%(월 8만7000여원) 인상, 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지급, 새벽근무를 없애는 주간 연속 2교대제(8시간+8시간) 시행, 월급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동결, 생계비 부족분 200%와 격려금 250만원 지급, ‘8시간+9시간’ 방식의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 등을 제안한 상태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자 노조는 파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지난 1∼9일 예정된 휴가를 떠났다. 정식 휴가 기간은 3∼7일이지만 기존 노사 협약에 따라 앞뒤 토·일요일을 붙여 9일간 쉬었다. 이어 휴가 뒤 첫 출근일인 10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부분파업을 재개키로 결의한 것이다. 휴가를 위해 파업을 잠시 쉰 것이다. 모럴해저드에 빠진 노조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기아차 공장이 파업으로 80시간 멈춘 탓에 출고해야 할 차량 2만3000여대를 만들지 못했다. 이 여파로 쏘렌토R은 판매 계약이 7000대나 밀려 구매자가 차를 받으려면 1개월 반∼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포르테 역시 6000대 이상 계약돼 있어 차량 인수에 한 달 이상 걸린다.

12일 발표될 기아차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888억원보다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성과가 났으니 걸맞게 보상하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공학부)는 “기아차 실적은 세제 혜택 덕인데 이는 사실상 국민이 도와준 것”이라며 “지금은 조금 벌었다고 보상을 요구할 때가 아니다. 대중차 브랜드인 기아차는 수익을 최대한 체질 개선에 투자하지 않으면 자칫 GM 같은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59년간 흑자를 내면서도 노사분규가 없었던 도요타 사례를 노사 모두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금협상과 구조조정 문제로 파업과 태업을 반복하던 금호타이어 노조도 지난 1∼5일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다시 태업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706명 정리해고 방침을 밝히며 10일 명예퇴직 접수 공고를 냈고,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며 ‘투쟁 수위’를 높일 태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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