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1ℓ로 100㎞ 달리는 자동차 내년 등장

기름 1ℓ로 100㎞ 달리는 자동차 내년 등장

기사승인 2009-08-12 19:57:00

[쿠키 경제]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제너럴모터스(GM) 기술센터에는 11일(현지시간) 숫자 ‘230’이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다. 프리츠 헨더슨 GM 회장은 플래카드 앞에서 내년 말 시판할 친환경차 시보레 볼트를 공개하며 “저 숫자처럼 볼트는 가솔린 1갤런으로 230마일을 달립니다”라고 했다. 휘발유 1ℓ를 주유하면 서울∼청주 거리인 98㎞를 달린다는 얘기다. 하이브리드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도요타 프리우스보다 연비가 3∼4배 높다.

볼트에는 리튬이온전지, 전기모터, 소형 가솔린 엔진이 들어 있다. 외부 전원에서 전지를 충전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전지는 고속 충전기로 30분, 가정용 전원에서 6∼8시간이면 충전된다. 출발 뒤 64㎞까지는 전지로만 주행할 수 있다. 이후 가솔린 엔진에 시동이 걸리며 전기를 생산해 모터에 공급한다. 100㎞를 달린다면 36㎞만 가솔린을 사용하는 것이다.

프리우스, 인사이트(혼다), 아반떼 LPi(현대차) 등 기존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아반떼는 LPG) 엔진이 주동력원이다. 전지는 보조 동력으로 저속 주행 때 사용된다. 볼트는 거꾸로 전지를 주동력원으로 채택해 높은 연비를 구현했다. 전지 성능이 그만큼 향상돼 가능했고, 이 전지는 LG화학이 납품했다. 파산 절차를 거쳐 새롭게 출범한 GM이 회심의 카드로 내놓은 차의 핵심 기술을 한국 기업이 제공한 것이다.

이런 기술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는 아직 관망 중이다. 올해 LPG 하이브리드차를 내놓은 현대차는 내년에 중형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고 2013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전기로만 달리는 차 ‘리프’를 내년 출시하는 닛산에 비하면 ‘여유로운’ 행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국내 업계가 전기차에 소극적인 것은 아파트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기가 주동력이 되려면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파트는 집집마다 충전 설비를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볼트도 도심용이란 한계와 가격이 4만달러가 넘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미래 자동차는 결국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