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 3세 경영 가시화

정의선,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 3세 경영 가시화

기사승인 2009-08-21 21:01:00


[쿠키 경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3세 경영' 구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정몽구 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이 21일 현대자동차 기획·영업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인사는 1970년 10월생인 정 부회장의 39세 생일을 앞두고 단행됐다. 중년에 접어드는 시기에 그룹 간판 기업 최고경영진에 합류하며 명실상부한 '2인자' 자리에 오른 것이다. 일부에서는 '대권 수업'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현대·기아차그룹이 공식적으로 밝힌 인사 배경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서 핵심 경쟁력 강화 및 판매 극대화를 통해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동안 기아차 해외영업 담당 사장을 맡아 온 정 부회장은 '디자인 경영'을 표방하며 쏘울 등 신차를 잇따라 성공시켜 세계적 불황에도 높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25%였던 기아차 국내 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31%로 상승했고, 해외 시장 점유율도 2.1%에서 2.5%로 높아졌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약 2배인 4192억원이다.

정 부회장의 승진은 2005년 3월 기아차 사장 승진 이후 4년6개월 만이다. 인사 때마다 승진 및 자리 이동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좀처럼 인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다가 승진과 현대차로의 이동이 한꺼번에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라고 했다. 정 회장 관련 재판 등이 지난해 모두 정리돼 주변 여건이 조성된데다 '경영 성과'라는 훌륭한 명분도 생겨 3세 경영을 본격화하게 됐으리란 분석이다.

정 부회장이 그룹 전면에 나설 조짐은 지난해부터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부쩍 늘며 감지됐다. 지난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을 때 아버지를 대신해 빌 게이츠 회장의 협력 파트너로 등장했고,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 미국 순방을 수행할 때도 그룹을 대표해 CEO(최고경영자) 만찬에 참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아직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번 인사를 계기로 정 부회장 역할이 한층 커질 게 확실하다"며 "경영 승계를 위한 장기적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단행돼 온 그룹 인사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그룹 2인자로 꼽히던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해 현대모비스로 전보된 데 이어 김익환 당시 기아차 총괄 부회장과 조남홍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올 들어서는 최재국 현대차 부회장이 승진 두 달 만에 갑작스레 물러났고 서병기 부회장도 돌연 퇴직했했다. 결국 장기간 공석이던 최재국 전 부회장 자리를 정 부회장이 메우면서 7명인 부회장 대열에 합류했다.

현대·기아차그룹에는 정 부회장 외에 이현순 연구개발총괄본부 부회장, 설영흥 중국사업담당 부회장, 윤여철 노무담당 부회장, 이정대 경영기획담당 부회장 등 총괄부회장 4명과, 최한영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부회장, 정성은 기아차 생산개발총괄본부 부회장이 있다. 기아차 해외영업담당 사장에는 이형근 기아차 부사장이 승진, 이동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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