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대신 자생기업 육성하자” 대기업 사회공헌 방식 변화

“기부 대신 자생기업 육성하자” 대기업 사회공헌 방식 변화

기사승인 2009-08-24 20:17:00
[쿠키 경제] 부산 지역 1호 사회적 기업 ‘안심생활’. 노인과 장애인의 외부 활동을 돕는 차량 서비스와 간호·요양·목욕 지원 사업을 한다. 직원 193명 중 135명을 여성 가장, 장기 실업자,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서 채용한 이 회사는 구서2동 현대자동차 사옥 2개 층을 쓰고 있다. 휠체어 탑승 차량, 목욕 서비스 차량 등 업무용 차 10여대를 비롯해 현대차에서 월 3억5000만원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

서울 광양 포항에 사업장을 둔 ‘포스위드’. 포스코가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형 사회적 기업이다. 전체 직원의 절반(123명)이 장애인이고, 이 중 53%는 중증 장애를 갖고 있다. 문서수발, 연말정산, 작업복 세탁, 통신설비 관리 등 포스코 업무를 아웃소싱해 지난해 매출 79억원에 경상이익 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올 매출은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 단순 기부에서 벗어나 자생력 있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노동부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24일 주최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사회적기업 구성’ 심포지엄에서 SK 현대·기아자동차 포스코 등은 다양한 사회적 기업 지원책을 발표했다. 재정 지원과 함께 기업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돕겠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올해 100억원 등 2011년까지 500억원대 기금을 조성하고 ‘SK 사회적 기업 웹사이트’를 개설키로 했다. 이 사이트를 기반으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하며 일반인에게 아이템 제안, ‘재능 기부’, 투자 등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또 SK에너지, SK텔레콤 등 13개 관계사별로 아이템을 발굴해 직접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고,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제3자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SK그룹은 ‘행복도시락’ ‘메자닌 아이텍’ ‘카페 티모르’ ‘아가야’ 등 5개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안심생활 지점망을 대폭 늘려 고용 규모를 800명까지 확대키로 했다. 매년 20억원 규모의 육성 기금을 조성해 2012년까지 자동차 관련 사회적 기업 2개를 신설, 일자리 200∼300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18개 계열사마다 사회적 기업과 결연을 맺어 후원하는 ‘1사 1사회적기업’ 운동도 시작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재정 자립도가 70%에 육박하는 안심생활처럼 지속 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12월 포항에 철강재를 활용한 친환경 건축 회사를 설립한다. 취약계층을 우선 고용하고 100% 재활용 자재를 사용하는 환경 분야 사회적 기업이다. 또 광양과 경인 지역에 포스코 사업장 아웃소싱 방식의 사회적 기업을 1개씩을 세우기로 했다. 심포지엄에 참가한 이진규 고려대 교수는 “정부가 기업에 준조세 형식으로 사회적 기업 활동을 요구하기보다 경영 컨설팅 등 사회적 기업의 자립 기반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키워드: 사회적 기업

취약계층에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며 영리 활동을 하는 기업. 1999년 공공근로사업을 모태로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됐다.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으면 세제 혜택 등 각종 지원이 제공된다. 이윤은 3분의 2 이상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해야 한다. 형태는 회사, 법인, 비영리기구, 사회복지단체 등 다양하다. 재활용품을 수거·판매하는 '아름다운 가게', 장애인들이 우리밀 과자를 생산하는 '위캔' 등이 대표적 사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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