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직장폐쇄…임금협상 노조와 갈등

금호타이어 직장폐쇄…임금협상 노조와 갈등

기사승인 2009-08-25 17:31:02
[쿠키 경제] 임금 협상을 둘러싸고 두 달간 노조와 갈등을 겪어 온 금호타이어가 25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노조가 쟁의 행위를 중단하면 즉각 공장을 재가동하는 ‘조건부 폐쇄’다. 노조는 광주공장에서 긴급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간 계속된 파업과 태업 손실을 감당키 어려워 공장 문을 닫았다. 그러나 노사 교섭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가 노조를 상대로 직장폐쇄란 초강수를 둔 것은 1994년 공장 점거 파동 이후 15년 만이다.

금호타이어는 2004년부터 영업이익이 감소하다 지난해 경기 침체와 함께 적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영업적자는 1042억원이다. 이에 사측은 5월 시작된 임금 협상에서 임금 동결, 복리후생 축소, 일자리 나누기 등을 제안했고, 노조는 임금 7.4% 인상과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6월25일부터 부분파업, 전면파업, 태업을 반복했다. 파업 손실이 1000억원에 육박한 지난 24일 사측은 정리해고 대상자 733명 명단을 노조에 통보했다. 반발한 노조가 다시 전면 파업에 돌입하자 직장폐쇄로 맞선 것이다.

사측은 경쟁업체보다 연간 2000만원 이상 높은 임금에도 노조가 고통 분담을 거부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11.5% 임금이 인상돼 지난해 생산직 평균 연봉은 7100만원을 기록했다. 8000만원 이상이 1300여명이고 1억원 이상도 200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임금 수준은 지난해 상장법인 중 20위였다.

반면 노조는 경영 위기가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인데 사측이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2월 세계적 경기 침체에 따른 감산에 합의하며 실질임금 20% 삭감을 받아들인 상태여서 더 양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날 직장폐쇄에도 20차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다시 결렬됐다. 노조는 임금을 동결하고 곡성공장 교통비 인상과 평택공장 벽지수당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실질임금 감소분과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되는 파업 기간 임금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이 거부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의 수정안 제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실질임금 보전과 무노동 무임금 원칙 훼손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파업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는 차기 노조 집행부 선거기간이어서 노동법에 따라 직장폐쇄와 쟁의 행위가 모두 중단된다. 직장폐쇄는 한시적으로 해제되며 노조도 이 기간 정상 조업을 하기로 했다. 양측은 26일 오전 10시 21차 협상을 갖기로 한 상태여서 집행부 교체 전 타결 여지는 남아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가 백지에 가까운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회사는 입장 변화가 없다. 이는 국내 공장 규모를 축소해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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