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유골함 절도 용의자 검거…유골 가족 품으로

최진실 유골함 절도 용의자 검거…유골 가족 품으로

기사승인 2009-08-26 18:09:02
[쿠키 사회] 고 최진실씨 유골을 훔친 용의자가 사건 발생 21일, 수사 착수 10일만에 붙잡혔다. 최씨의 유골은 가족의 품으로 되돌아 갔다.

경기도 양평경찰서는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갑산공원묘원에서 최씨 유골함을 훔친 혐의로 박모(41·싱크대 설비업)씨를 25일 오후 11시10분쯤 대구시 상인동 자택에서 검거했다. 박씨는 지난 1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최씨 납골묘를 사전답사한 뒤 4일 오후 9시55분에서 10시58분 사이에 망치로 분묘를 깨고 유골함을 훔친 혐의다.

경찰은 박씨가 최씨 이름이 새겨진 유골함을 깨뜨려 야산에 묻은 뒤 싱크대 제작용 목재로 만든 유골함에 넣어 방안에 보관해오던 최씨 유골을 찾아 가족들에게 되돌려줬다. 경찰은 또 범행에 사용한 망치와 함께 CCTV에 공개된 군복계열의 바지와 조끼 등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박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작년 11월 신이 내렸다. 꿈에 최진실이 나타나 흙으로 된 묘로 이장해 달라고 했다” “전생에 부부였고 다음 생에도 부부여서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 집 이웃들은 박씨가 수년 전부터 신기에 들려 집안에 법당을 차려놓고 24시간 향불을 피웠다고 전했다.

경찰은 박씨가 정신치료 경력은 없지만 필요할 경우 정신감정을 의뢰하고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특수절도 및 사체 등의 영득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씨는 아내(40)와 10살, 7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으며 최씨와 개인적 원한 관계가 없고 열혈 팬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에 포착됨 범인의 모습을 두 차례 언론에 공개한 뒤 ‘막대기를 휘두르는 행위와 걷는 자세가 박씨와 비슷하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대를 대구로 급파, 박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분석을 통해 박씨가 범행을 전후해 연고가 없는 양평에서 8차례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범행에 이용한 박씨 소유의 포터트럭이 범행 후인 5일 새벽 양평군 반월면 봉상경찰검문소를 지나고 홍천을 통과하는 CCTV 화면도 확보했다. 박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양평에서 홍천∼속초∼울진을 경유해 대구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경찰로부터 유골을 돌려받은 최씨의 어머니는 “유골을 다시 찾게 돼 다행이다. 죽어서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경찰서를 빠져 나갔다.양평=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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