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 임금협상 ‘극적 타결’… 쌍용차 효과?

금호타이어 노사 임금협상 ‘극적 타결’… 쌍용차 효과?

기사승인 2009-09-06 18:03:01
[쿠키 경제] ‘제2의 쌍용차 사태’를 향해 치닫던 금호타이어 노사 임금협상이 5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사측은 임금 동결과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키고 노조는 정리해고를 저지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사측은 석달간 계속된 협상에서 시종 ‘원칙’을 고수했고 노조는 ‘옥쇄 파업’ 직전 양보안을 내놨다. 77일 파업에 파산 위기로 몰렸던 쌍용차 사태가 금호타이어 사측을 ‘강경하게’, 노조는 ‘유연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사는 광주공장에서 오전 10시부터 11시간 30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여 올해 기본급을 동결하고, 지난해 추가 성과급은 지급하지 않으며, 올 성과급은 내년 1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논의키로 합의했다. 4일 통보된 정리해고 예정자 명단은 무효화됐다. 사실상 5월11일 임금협상 개시 때 사측이 제안한 대로 된 것이다. 임금 7.48% 인상을 요구하던 노조는 지난달 임금 동결을 수용한 뒤 임금 감소분 보전과 파업 기간 임금 지급을 요구해 왔다.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하며 690명 정리해고 절차를 밟고 지난달 25일과 5일 두차례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초강수를 뒀고, 노조는 임금 보전 요구를 철회하며 다시 양보했다.

금호타이어는 2004년부터 영업이익이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올 2분기 누적 영업손실 1042억원을 기록했다. 세계 경기 침체에 대우건설 인수 여파로 불거진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까지 맞물려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 지난 5년간 연평균 11.5% 임금을 인상하며 노조 요구에 ‘관대했던’ 사측은 이번 협상에선 생산직 평균 임금이 7000만원을 넘는다는 등 고임금 실태를 공개하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노조원들은 지난 2일 집행부 선거에서 임금 동결에 동의했던 현 집행부를 재신임하며 극한 대결을 피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만큼은 (노조에 대해)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매우 강했다”며 “노조도 쌍용차 사태 이후 극단적 파업 행태에 대한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공장에선 6일 오전 6시부터 직원 2400여명 중 근무조 600여명이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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