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재투표 논란…백지 용지 1장 포함

현대차 노조 재투표 논란…백지 용지 1장 포함

기사승인 2009-09-16 21:23:01
[쿠키 경제] 사상 첫 중도·실리파 집행부 선출 가능성이 제기됐던 현대자동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선거가 백지 투표용지 1장 때문에 논란에 빠졌다. 16일 개표 결과 실리 노선의 이경훈(49) 후보가 1위를 차지했으나 한 투표함에서 백지 투표용지 1장이 더 나와 문제가 불거졌다.

조합원 4만4000여명의 초강성 노조 선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거리를 둔 중도·실리파 후보 2명과 강경 투쟁 노선을 표방한 친금속노조 후보 2명의 4파전으로 치러졌다. 잠정 집계 결과 이 후보가 1만2717표(31%)를 얻었고, 강경파 권오일 후보(1만978표)와 실리파 홍성봉 후보(1만892표)가 86표차로 2, 3위를 기록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홍규 후보는 6029표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18일 이 후보와 권 후보의 결선투표가 치러질 상황이었다.

그러나 개표 도중 226표가 들어 있어야 할 판매본부 투표함에서 투표용지 227장이 나왔다. 기표되지 않은 백지 투표용지 1장이 포함돼 있었다. 이 투표함을 빼고 개표를 마친 결과 2, 3위 표차가 86표에 불과했다.

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내부 회의를 열어 법적으로 유·무효를 따질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재투표를 실시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이 재투표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선관위가 재투표를 강행하고 반대 후보 측이 불복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논란은 장기화될 수 있다. 또 재투표에 합의해도 부재자 투표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 다음달 추석 연휴 이후에나 실시될 수 있다.

1987년 설립된 현대차 노조는 줄곧 강경파가 집행부를 주도했다. 2000년대 들어 6차례 선거에서 실리파가 1차 투표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투표에선 매번 조직력을 앞세운 강경파가 역전했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권 후보와 같은 조직 출신이다. 이 후보가 권 후보 등 강경파를 꺾을 경우 금속노조는 쌍용자동차 노조의 탈퇴 선언에 이어 다시 타격을 입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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