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 광주 학운동 장경희씨

제69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 광주 학운동 장경희씨

기사승인 2009-09-24 20:41:01
[쿠키 사회] “가족도 없고 오갈 곳도 마땅찮은 중증장애인들이지만 제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배우는 게 더 많습니다.”

다부진 몸이지만 금세 눈물이 흐를 것 같은 큰 눈망울, 애띤 얼굴에 선한 눈매를 가진 늦깎이 사회복지사 장경희(38·광주학운동주민센터 지방사회복지 8급)씨는 자기 직업을 천직이라 여긴다.

조선대 ROTC 32기로 1994년 육군 소위에 임관될 당시만 해도 장씨 소원은 별을 달고 부하들을 호령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직업군인의 꿈을 접고 소령으로 예편, 2002년부터 광주여대 기획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인생행로는 ‘군인의 꿈’을 품었던 과거에 머무르지 않았다. 주말마다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했고, 거기서 평생의 반려자 김미숙(37)씨도 만났다. 단란한 가정을 꾸린 그들은 나란히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생 헌신하자”고 함께 결심했다.

장씨는 35세에 직장에 사표를 내고 광주 충장동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학운동주민센터로 옮겨왔다. 부인 역시 장씨가 근무중인 주민센터 근처 학동 행복재활원에서 중증 장애인 200여명의 도우미로 일하고 있다.

“3년6개월동안 507시간20분의 봉사활동을 했다는 사실도 얼마 전에야 알았어요. 무연고 중증 지체장애인 2명과 집에서 함께 살고 있지만 제가 그들을 데려다가 보살피고 있다는 식의 표현은 하지 마세요. 600여세대의 기초수급자와 콩 한 조각이라도 나눈다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업무에 매달려왔을 뿐입니다”

장씨는 2년 전 한 병원의 경험을 가장 보람된 일로 기억한다. 몇 년째 병상을 지키며 홀로 투병하던 정신장애자 고모(50·여)씨에게 호적등본과 제적등본 추적을 통해 25년 전 헤어진 언니를 만나게 해 준 것이다. 이후로도 5명의 중증 장애인을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장씨는 “질병에다 가난으로 신음하는 이들이 가족조차 제대로 지킬 수 없었던 사연을 들으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 선배들과 오카리나 동아리 ‘그루터기’를 만들어 이따금 자선공연에 나서는 그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부부 사회복지사로서 평생 봉사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24일 오후 국민일보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가 공동 주최하는 ‘새내기 사회복지상’ 제69회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상을 받았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장선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