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논란’ LG 박용택 “모든 게 내 책임”

‘타격왕 논란’ LG 박용택 “모든 게 내 책임”

기사승인 2009-09-29 14:05:01

[쿠키 스포츠]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간판 타자 박용택(30)이 자신을 둘러싼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을 하고 나섰다.

박용택은 29일 LG 구단 공식 홈페이지(lgtwins.com)의 커뮤니티 ‘쌍둥이마당’에 “야구를 사랑하시는 팬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하의 사과문에서 정규시즌 마지막을 뜨겁게 달궜던 자신의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에 대해 “모든 것이 내 책임이었다. 내 의지였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프로 입단 후 기대와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죽을 정도의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처음으로 2군 생활을 했고…1군 주전으로 경기에 출장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고 지난 시즌의 부진을 떠올린 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올 시즌은 스스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보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경쟁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라도 타이틀을 갖고 싶다는 욕심을 앞세운 나머지 야구를 시작하게 됐던 순수한 열정을 잠시 잊었던 것 같다”며 “타이틀을 갖고 싶다는 절실함을 핑계 삼아 정정당당한 승부로 팬들에게 감동을 전해야 하는 프로 선수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도 행복할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도 깨달았다”고 반성했다.

박용택은 올 시즌 111경기에 출전, 452번의 타석에서 168안타를 쳐 시즌 타율 0.372로 타격왕에 올랐다. 그러나 박용택과 김재박 LG 감독이 시즌 말미 ‘타율 관리’ 논란을 불러일으켜 박용택의 타격왕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박용택은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26일 히어로즈전에서 1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했으나 5회까지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박용택이 다음 타석에서도 안타를 치지 못할 경우 0.00003 차로 타격왕 타이틀을 홍성흔(롯데)에게 뺏기는 상황에서 김 감독은 6회 박용택을 빼고 손인호를 투입했다. 김 감독은 앞서 25일 롯데전에서 홍성흔을 4타석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켜 논란을 불러왔다.

이에 대해 박용택은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감독과 동료 선수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감독과 동료 선수들은 내가 얼마나 고생했고 노력했는지, 또 얼마나 간절하게 (타격왕을 ) 원하는지 알기에 잘못된 선택인 줄 알면서도 내가 원하는 대로 도와준 것이다. 비난을 받은 LG트윈스 식구들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용택은 “야구팬들에게 다시 사랑받는 선수가 되는 길이 있다면 더 열심히 노력해 좋은 기량을 보여드리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지난 1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거듭 사과한 뒤 장문의 글을 마쳤다.

LG 구단 관계자는 이 게시글이 박용택이 직접 쓴 글이라는 점을 확인해준 뒤 “박용택이 사과문을 쓰고 싶다고 구단 측에 알려 허락해줬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