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선더랜드와의 정규리그 9라운드에서 풍선에 맞고 들어간 결승골로 불의의 일격을 당한 가운데 이번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대규모 풍선 공세를 선언했다.
맨유TV의 해설자 스튜어트 가드너는 19일 구단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주 말 맨체스터 지역의 풍선 판매량이 급증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며 “안필드(리버풀의 홈 구장)의 진행요원들은 이번주 말 원정 관중석의 맨유 팬들이 풍선을 경기장으로 흘러보내는 모습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드너의 경고는 오는 25일 정규리그 10라운드에서 격돌하는 리버풀을 도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버풀은 선더랜드전에서 상대 공격수 대런 벤트가 찬 공이 관중석으로부터 골문 앞으로 날아온 커다란 풍선을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면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4분만에 터진 이 골은 선더랜드의 결승골이 됐고 0대 1로 패한 리버풀은 정규리그 8위로 추락했다.
리버풀의 ‘풍선 악몽’은 온갖 파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경기의 주심이었던 마이크 존스 심판은 ‘풍선을 방치한 죄’로 징계 위기에 놓였고 관중석에서 풍선을 갖고 있었던 소년은 중계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방송사는 소년의 얼굴을 모자이크로 가렸으나 리버풀 팬들은 소년을 찾아내겠다며 잔뜩 독기를 품고 있다.
리버풀의 이같은 불운은 오랜 세월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던 맨유의 입장에서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맨유 서포터들의 대규모 풍선 공세가 있을 것이라는 가드너의 경고도 리버풀에 불운을 떠올리게 하기 위한 조롱에 가깝다. 풍선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현재 맨유 서포터들이 안필드로 대규모 풍선 공세를 펼칠지는 알수 없다.
가드너는 “리버풀 골키퍼 호세 마누엘 레이나가 공보다 풍선을 막으려했던 것은 정말 값진 일이었다”며 리버풀을 향한 조롱의 수위를 높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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