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009~201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가 동계올림픽을 앞둔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사진)의 모의고사로 전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아사다 마오(일본)와 세계 랭킹 1위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등 김연아의 강력한 경쟁자들이 모두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내년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어 다음달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최종 점검의 무대로 삼을 전망이다.
‘김연아 對 김연아’로 점철된 그랑프리 파이널
김연아가 한 시즌 간 아사다에게 빼앗겼던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타이틀을 되찾아 올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달기란 어렵다. 김연아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210,03점으로 여자 싱글 사상 최고점을 경신했다.
부진했다는 평을 받았던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도 187.88점을 받았다.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 진출한 나머지 5명의 선수들 중 최고점을 낸 조애니 로세트(캐나다·182.90점)보다 4.98점이나 높은 점수다.
올 시즌 두 개의 그랑프리 금메달을 수확한 안도 미키(일본)는 최고 171.93점을 받는 데 그쳤다. 아사다와 코스트너의 탈락으로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출전권을 얻은 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와 애슐리 와그너(미국), 스즈키 아키코(일본)는 김연아의 경쟁자로 보기 어렵다.
김연아가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극복해야할 상대는 오직 자신뿐이다. 메달의 색깔보다 자신의 최고점을 얼마나 더 경신하는가가 관건이다. 김연아가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예상대로 220점을 뛰어넘는다면 피겨스케이팅 역사는 다시 쓰이게 될 것이다.
시야에서 벗어나 더 무서운 경쟁자들
문제는 올림픽이다. 아사다와 코스트너 등 경쟁자들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진출 실패로 오랜 기간 시야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올림픽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아사다의 경우 시즌 초반이었던 그랑프리 1~2차 대회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건너뛴 대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고 있을 것이다.
아사다는 가장 많이 지적을 받았던 트리플악셀을 유지키로 했으나 프로그램의 일부를 수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다가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는 다음달 25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일본선수권대회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사다가 여기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일본선수권대회는 올림픽 본선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수를 가리는 무대여서 아사다가 출전권만 따내는 정도로 연기를 선보일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