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스포츠도 결국 팬들과 함께 하는 거잖아요. 외모로 사랑을 받는 게 싫지만은 않아요.”
‘얼짱 당구소녀’는 차유람(22·드래곤프로모션·사진)에게 더 이상 어색한 별명이 아니다. 부족한 실력을 아름다운 외모로 가리고 팬들의 사랑을 손쉽게 얻는 ‘얼짱 스타덤’이 판 치는 현실에서 이같은 별칭은 자칫 부담스러운 꼬리표가 될 수 있다.
차유람은 그러나 ‘얼짱’이라는 별칭에 무덤덤하게 반응한다. 팬들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얻을 수 있다면 외모와 퍼포먼스 등 다른 재능들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는 게 차유람의 생각이다.
차유람은 23일 인터뷰에서 “스포츠도 결국은 팬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때 외모만 사랑해준 팬들로 인해 홍역을 치렀다”는 그는 “이제 그런 팬들도 부담스럽지 않다. 경기 외적인 부분도 병행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미모는 중국에서도 통한다. 지난 21일 중국 심양에서 열렸던 세계여자포켓볼선수권대회는 차유람이 한류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중국의 간판스타 판 샤오팅(27)에게 4대9로 져 8강전에서 무릎을 꿇었으나 현지 언론들로부터 ‘한국의 장백지(29·영화배우)’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얀 피부와 균형 잡힌 이목구비가 중국을 대표하는 미녀 배우 장백지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인지도를 쌓지 못했지만 현지 취재진과 팬들에게 둘러싸이는 바람에 경기장을 뛰어다녀야 했을 정도로 주가를 올렸다고 한다.
차유람은 “현지에서 내 외모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이니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외모를 좋게 평해줘 기분이 좋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현지 인터뷰 중 어느 여배우를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중국어를 할 줄 몰라 누구를 말하는지 몰랐다. 그저 ‘고맙다’는 말만 했는데 장백지와 비교한 줄 알았더라면 감사의 표현을 제대로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그의 인기가 외모로만 쌓인 게 아니다. 이달초 베트남에서 열렸던 아시아인도어게임 나인볼 부문에서 우승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당구선수로 명성을 쌓아왔다. 그의 꿈은 내년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목표다.
“오랜 세월 마음속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꿈을 키워왔다. 다음달 국가대표 선발전을 반드시 통과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