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아내 몰래 비상금을 관리하려고 남의 주민등록증으로 차명계좌를 만든 직장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구리경찰서에 따르면 남의 주민등록증으로 차명계좌를 개설한 박모(42)씨를 점유이탈물 횡령, 공문서 부정행사,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등 4가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7월 초 집 근처 주차장에 떨어져 있는 A씨(32)의 주민등록증을 줍는 순간 주민증에 붙은 사진이 자신과 비슷한 것을 보자 비상금 통장을 만들 요량으로 본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갖고 있었다. 박씨는 타인 명의의 통장을 소지하고 있으면 아내에게 들키더라고 회사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통장이라고 둘러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추석보너스가 나오던 날 박씨는 은행으로 가서 A씨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한 후 A씨 명의의 예금통장과 카드를 발급받았다.

하지만 ‘새 계좌가 개설됐다’는 내용으로 은행의 자동 문자메시지가 A씨의 휴대전화로 전송되자
A씨가 곧바로 은행에 문의하면서 박씨의 범죄는 금방 들통이 났다. 경찰은 통장 발급 당시 은행 CCTV 화면으로 어렵잖게 박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경찰 조사과정에 “아내 모르게 용돈을 관리하려는 단순한 생각에 잘못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결국 검찰에 불구속 송치돼 최소한 벌금형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구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