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상대로 한 2009~20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다시 한 번 결장했다. 시즌 13번째 결장. 공격포인트 부문 영의 행진도 계속됐다.
반면 이청용은 같은 시각 볼튼 리복스타디움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시즌 세 번째 골을 터뜨려 팀의 3대1 승리를 주도했다.
맨유의 ‘주변인’ 박지성
박지성은 올 시즌 정규리에서 4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3경기, 잉글랜드 칼링컵에서 1경기에 출전했다.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무릎 부상의 재발로 출전의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박지성은 한때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전력 구성에서 한 부분을 차지했다. 많은 활동량 때문이었다. 부지런히 뛰어 상대 진영을 파괴하는 게 박지성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맨유는 간판 골잡이들이 이적과 부상 등으로 대거 이탈하면서 모든 선수들이 골을 넣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부상으로 2개월간 자리를 비운 올 시즌을 제외해도 박지성이 맨유에서 지난 네 시즌 동안 넣은 골은 12개에 불과하다. 퍼거슨 감독의 신뢰를 받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박지성의 올 시즌 공격포인트가 영의 행진을 계속하는 동안 주전 경쟁자들은 골잔치를 펼치며 퍼거슨 감독의 돈독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맨유에 입단한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15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 박지성이 부상으로 비웠던 자리를 완벽하게 채워가고 있다.
볼튼의 ‘중심축’ 이청용
볼튼의 게릭 멕슨 감독은 웨스트햄전을 마친 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청용의) 선제골은 올 시즌 볼튼의 득점 중 최고였다”고 말했다.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도 이청용에게 양 팀 선수들 중 가장 높은 8점의 평점을 부여한 뒤 “위대한 골이었다(Great goal)”고 촌평했다.
이청용은 후반 19분 두터운 상대 수비벽을 뚫기 위해 팀 동료 이반 클리스니치와 리턴 패스를 주고받은 뒤 한 차례의 오른발 터치로 골을 넣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그동안 한국 선수들이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던, 진정한 프리미어리거다운 골이었다. 볼튼은 이청용의 선제골에 힘입어 정규리그 4승(4무8패)째를 챙겨 17위로 도약했다.
이청용의 골러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볼튼의 승리를 주도하기 때문. 볼튼의 4승 중 3승은 이청용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나왔다.
이쯤 되면 볼튼 관중들이 이청용의 발끝만 지켜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월 볼튼에 입단 뒤 불과 5개월 만에 팀의 중심 선수로 떠오른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