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시즌 첫 득점이 이토록 힘겨운 것일까. ‘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의 골 기회가 또 무산됐다. 이번에는 헐 시티의 수비수 앤디 도슨(31)에게 빼앗겼다.
박지성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킹스턴 KC스타디움에서 헐 시티를 상대로 치른 2009~20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1-1로 균형을 이루던 후반 18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교체 투입됐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세워진 박지성은 후반 28분 상대 골문을 향해 쇄도하던 중 동료 공격수 웨인 루니의 스루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도슨의 자책골을 이끌어냈다. 도슨은 박지성의 슛을 막기 위해 먼저 발을 내밀다 결승골을 내주는 실수를 범했다.
도슨의 자책골은 맨유에 희망을 선사했다. 맨유는 헐 시티를 3대1로 물리치고 13승1무5패(승점 40)를 기록, 선두 첼시(13승3무3패·승점 42)를 승점 2점 차로 추격했다. 맨유는 한 경기의 결과에 따라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반면 박지성에게는 자신의 골 빈곤을 재확인케 하는 불운으로 작용했다. 루니의 패스가 도슨의 발에 걸리지 않았다면 박지성의 골로 이어졌을 것이다. 시즌 첫 번째이자 맨유 입단 후 13번째 골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넣은 마지막 골은 5월6일 아스널을 상대로 치렀던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의 선제골. 골 러시가 8개월째 잠잠하다. 올 시즌에는 무릎 부상의 재발 등으로 출전의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한 탓에 공격포인트를 쌓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박지성에게 혹평을 아끼지 않았던 영국 언론들도 이날 만큼은 심심한 위로를 표했다.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활력을 불어 넣었다”고 촌평했다. 지역 언론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열심히 뛰어 두 번째 골에 기여했다”고 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