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한(恐韓)을 공황(恐慌)으로 바꾼 ‘도쿄참사’

공한(恐韓)을 공황(恐慌)으로 바꾼 ‘도쿄참사’

기사승인 2010-02-11 14:55:00

[쿠키 스포츠] 약체 홍콩을 대파하며 일찍 터뜨렸던 희망의 팡파르는 절망의 곡소리로 바뀌었다. 아시아에서는 최강이라는 자존심도 영락없이 무너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 밤 일본 도쿄에서 32년 간 한 번도 승리를 내주지 않았던 중국에 전·후반 90분간 졸전을 펼치다 0대3으로 완패하자 시민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말 그대로 공황(恐慌) 상태였다.

경기를 보기 위해 삼삼오오 모였던 시민들은 참담한 결과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허정무 감독에 대한 비난과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대한 우려 일색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식당에서 경기를 본 최모(30·회사원)씨는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도 못한 중국에 참패하는 전력으로 (본선 진출국인)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그리스를 어떻게 이기겠는가”라고 했다.

대학생 정모(23·대학생)씨는 “경기에서 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내용이나 결과에서 명백한 졸전이었다. 언젠가 중국에 질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첫 패배를 0대3으로 당할 줄은 몰랐다”고 격분했다.

국내 네티즌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에서 원색적 비난을 뿜어내던 네티즌들은 항의표시로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집중 방문, 접속불능 상태를 만들었다. 홈페이지는 10일 오전 11시까지 복구되지 않았다.

반면 중국 언론들은 11일 아침 ‘공한증(恐韓症)을 깨뜨렸다’는 제목의 머리기사를 앞세워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온라인판 첫 화면에 환호하는 중국선수들의 사진을 배치하고 “중국축구의 성장을 증명했다”고 평했다.

현지 커뮤니티 사이트 ‘시나닷컴’ 네티즌들은 가오홍보 대표팀 감독을 영웅으로 추대하며 “꿈을 꾸는 것 같다(机用*)”거나 “이런 경기력을 더 빠르게 보여줬다면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을 것(premet****)”이라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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