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모태범(21·한국체대)이 자신의 금메달을 예상했던 것일까.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홈페이지에 적었던 한 줄의 문장이 뒤늦은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모태범은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기 열흘여 전인 5일 미니홈피(사진)에 “다른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어떤 일을 누군가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7일 마지막 글에서는 “두 번 다시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은 현실이 됐다. 그는 16일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오벌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결선에서 최종합계 69초829(1차 34초923·2차 34.906)로 1위에 올랐다.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독일 가르미슈에서 열렸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김정연(일본 메이지대)이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한지 74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현 세대 한국 빙속에서 최강자로 군림해왔던 이규혁(32·서울시청)과 이강석(25·의정부시청)도 해내지 못한 일을 남자 대표팀의 막내 모태범이 해낸 것이다.
모태범의 ‘깜짝 금메달’ 소식에 네티즌들은 그의 미니홈피로 몰려가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인들은 “1000m를 기대하라더니…(500m에서 해냈다)”거나 “이왕 사고 쳤으니 3관왕까지 달성하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