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명품 선수의 뒤에는 명품 스승이 있었다. 김연아(20·고려대)를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서(49·캐나다) 코치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일등공신이다.
현역선수 시절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도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그는 조국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지도자로 등장, 시상대 최상단에 오른 제자 김연아를 바라보며 오랜 숙원을 풀었다.
올림픽과 인연 없었던 ‘미스터 트리플악셀’
오서는 현역선수 시절 고난도 기술인 트리플악셀을 처음 성공시킨 주인공으로 ‘미스터 트리플악셀’로 불렸다. 1980년부터 캐나다선수권대회에서 8연패를 달성하며 조국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1984년 사라예보 대회와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 잇따라 은메달에 머물렀다. 캘거리 대회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며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김연아의 지도자로서 출전한 밴쿠버 대회는 그에게 22년 만에 찾아온 금메달 기회였다.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직접 수립했던 최고점 228.56점을 경신하며 오서의 품에 금메달을 안겼다.
김연아 금메달 확신한 듯 ‘어퍼컷’
오서 코치는 2006년 7월부터 김연아를 지도했다. 지도자로서는 많은 경력을 갖추지 못했으나 김연아를 세계 최고 반열로 올려 세우며 인정받기 시작했다.
주니어 시절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김연아는 오서 코치를 만난 뒤 시니어로 전행했던 2006년 가을부터 괄목할만한 성과들을 쏟아냈다.
2006~2007시즌부터 네 차례의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세 번의 정상을 밟았고 세계선수권대회와 4대륙선수권대회 타이틀을 석권했다. 이어 피겨스케이팅 선수로서 가장 큰 업적이라 할 수 있는 동계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오서 코치는 이날 김연아가 경기를 마치자 금메달을 확신한 듯 불끈 쥔 주먹을 휘두르며 환호했다. 지난 4년 간 자신을 믿고 따라온 제자에 대한 사랑과 22년간 마음속 깊숙이 자리잡았던 한을 동시에 날려버린 기쁨의 세리머니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