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로드 경기장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3분 이동국(전북)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추가시간 1분 곽태휘(교토)의 추가골로 2대0 완승을 거뒀다.
지난 1월 남아공 전지훈련에서 잠비아에 2대4로 완패한 대표팀은 아프리카 국가와 가진 올해 두번째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코끼리 잡은 라이언킹, 부활의 사자후
‘코끼리(코트디부아르의 애칭)’ 사냥에서 최전방에 나선 ‘라이언킹’ 이동국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찾아온 결정적 기회를 놓치지 않고 ‘킬러’ 본능을 발휘했다.
코트디부아르 중원 오른쪽에서 골문을 향해 날아온 기성용의 프리킥이 상대 수비수 압둘라예 메이테(웨스트브롬위치)의 머리를 맞고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밋밋하게 흐르자 깔끔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그물망을 흔들었다.
이동국은 지난달 14일 일본을 3대1로 격파했던 동아시아선수권대회 3차전을 시작으로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당초 “5분이라도 뛰고 싶다”며 월드컵 출전 욕심을 드러냈던 그였지만 이제는 허 감독의 눈도장을 단단히 찍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의 빠른 선제골은 한국의 2골 차 완승으로 이어졌다. 당황한 코트디부아르는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짜임새가 부족했고 결국 우리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1분 곽태휘에게 헤딩 추가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해외파 측면자원에서 해법 찾다
해법은 해외파에 있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튼 원더러스)이 호흡을 맞춘 중원 가장자리와 이영표(알 힐랄)와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포진한 좌·우 풀백은 지난 두 달간 허 감독을 괴롭히던 고민거리를 말끔히 씻어냈다.
박지성과 이청용은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쉴새없이 공을 전달하면서 부지런히 수비에 가담했다. 이영표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차두리는 상대 수비수를 꾸준히 괴롭히는 성실한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코트디부아르는 녹록한 상대가 아니다.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첼시) 등 정상급 선수들을 대거 거느린 아프리카의 절대 강자다. 우리 선수 대부분이 골문 앞을 틀어막은 점도 있으나 측면자원의 원활한 경기조율이 없었다면 승리를 낙관할 수 없었다.
중원과 수비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측면자원들은 남아공월드컵에서도 허 감독의 필승카드로 세워질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