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 바퀴 덜 돌았는데 아무도 몰랐다.’
지난 21일 이호석(24·고양시청)의 우승으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슈퍼파이널 3000m에서 출전 선수 전원이 한 바퀴 덜 완주하고 경기를 마쳤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는 한국 네티즌들에 의해 밝혀졌으며 본보 취재과정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조사로 공식 확인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윤수 경기이사는 24일 전화통화에서 “한국 쇼트트랙대표팀이 자체 비디오 판독한 결과 7명의 출전 선수 전원이 한 바퀴 덜 완주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통상 재경기를 통해 바로잡지만 (상대적 피해 선수의) 항의가 없어 이미 종결된 상황”이라며 “ISU 규정상 이런 경우에는 순위를 인정하되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호석은 불가리아 쇼피아에서 끝난 대회 남자 3000m 슈퍼파이널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호석은 대회 2관왕으로 개인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이호석은 이 경기에서 결승선 통과까지 반 바퀴 남기고 선두를 질주했던 J.R셀스키(미국)를 극적으로 추월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3위로 뒤따르던 곽윤기(연세대)도 이호석과 함께 추월에 성공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한 바퀴 덜 완주한 상황에서 집계된 순위였다. 이호석과 곽윤기, 셀스키는 물론, 뒤따르던 캐나다(3명)와 중국(1명) 선수들도 모두 27바퀴를 돌아야 하나 26바퀴로 경기를 마쳤다. 대회 관계자들과 심판, 수백명의 관중도 현장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진실을 밝혀낸 주인공은 한국 네티즌들이었다. ISU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회 기록에서 남자 슈퍼파이널 3000m만 공개되지 않은 점과 방송영상을 근거로 의문을 제기하다 밝혀낸 진실이었다.
네티즌들은 당초 ‘이호석만 한 바퀴 덜 채워 부정 우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대표팀 조사결과 출전 선수 전원이 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국제대회에서 발생한 웃지 못 할 해프닝이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김상기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