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충격의 쇼트 7위…올림픽시즌 ‘그랜드슬램’ 무산되나

김연아, 충격의 쇼트 7위…올림픽시즌 ‘그랜드슬램’ 무산되나

기사승인 2010-03-27 11:17:00

[쿠키 스포츠] 충격적이다 못해 실망스런 결과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노리는 김연아(20·고려대·사진)가 첫날부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김연아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끝난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로 일관한 끝에 60.30점을 받았다. 직접 작성했던 이 부문 세계최고점(78.50점)보다 18.20점이나 낮은 점수로 부진했다.

총 55명의 출전선수 중 7위로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그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했던 합계 세계최고점(228.56점) 경신은커녕 대회 2연패와 올 시즌 메이저대회 3관왕을 모두 놓칠 위기에 놓였다.

잇따른 실수 왜?…“지난주까지 빈둥”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답지 않은 경기였다. 김연아도 경기를 마친 뒤 만족하지 못한 듯 한숨을 쉬며 은반 위에서 빠져나왔다.

트리플 플립에서 어긋난 착지가 악몽의 시작이었다. 여기서 다운드레이드 판정을 받은 그는 불안한 레이백 스핀으로 득점에 실패했고 평소 실수하지 않았던 스파이럴 시퀀스까지 불안하게 연기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더 이상 실수를 범하지 않았으나 마지막까지 불안한 표정을 떨치지 못했다. 김연아는 “왼발을 짚을 때 다리가 흔들렸다”고 실수의 원인을 설명한 뒤 “지난주까지 스케이트를 타기 싫어 빈둥거렸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줬던 정상의 기량을 이번 대회까지 유지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김연아는 1위 미라이 나가수(미국·70.40점)보다 10.10점이나 부족한 점수를 받았다. 평소대로라면 프리스케이팅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으나 자신의 말대로라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림픽시즌 ‘그랜드슬램’ 무산되나

이번 대회는 동계올림픽이 겹친 올 시즌 마지막 국제대회다. 동계올림픽과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석권했던 그에게 이번 대회는 ‘그랜드슬램(메이저대회 3관왕)’이라는 중대과제를 부여하고 있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한 시즌 중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같은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관례와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1998년 공식 출범)의 짧은 역사 때문이었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올해로 100회째를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한 ISU의 초청을 받았다. 우승할 경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사상 첫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세계선수권대회에 동시 출전하지 않는 관례가 계속 된다면 마지막 사례로 남을 수도 있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으로 세계최고점을 다시 썼다. 최고점에 다시 도전한다면 최종 합계에서 210점을 넘길 수 있다. 쇼트프로그램의 부진을 만회하고 역전 우승도 가능하다. 모든 것은 김연아의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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