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이 이번 주말 사실상 가려진다.
승점 1점 차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승점 72)와 2위 첼시(승점 71)는 오는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정규리그 33라운드에서 벼랑 끝 승부를 벌인다.
맨유가 승리할 경우 승점 4점 차로 선두를 지킬 수 있고 첼시가 이기면 순위를 뒤집어 승점 2점 차로 앞설 수 있다. 이후 시즌 종료까지 남은 5경기에는 상대적 약체들만 기다리고 있다. 양 팀에는 자력 우승의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맨유, 안방에서 비겨도 선두…‘절대 유리? NO!’
느긋한 쪽은 맨유다. 이번 경기가 홈구장에서 열리는데다 지지만 않아도 선두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첼시보다 느긋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문제는 전력이다. 맨유는 지난 31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위해 독일 왕복 일정을 소화했다. 여기서 1대2로 역전패하며 선수단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렸다. 이틀의 휴식기간 동안 선수단의 체력과 사기를 얼마나 끌어올렸는가가 관건이다.
핵심 전력인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25)의 부상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루니는 뮌헨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첼시전 결장을 예고한 상태다.
루니는 맨유 공격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재까지 26골로 시즌 득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동료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9)의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루니의 부재는 팀 전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이 같은 맨유의 악재들은 첼시에 기회를 제공한다. 맨유 관중들의 열성적 응원과 홈 어드벤티지 등 몇 가지 불안 요소들을 극복한다면 역전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맨유와 올 시즌 처음 격돌했던 지난해 11월 홈경기 패배(0대1)까지 설욕할 수 있다.
박지성, ‘강호킬러’ 본능 또 살아날까
박지성(29)이 첼시전에 출전할 가능성은 높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69)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선수 총동원령을 통해 루니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시즌 말미로 갈수록 두드러진 기량을 보여주고 있어 퍼거슨 감독의 선택을 받을 전망이다.
박지성은 첼시의 골문을 열었던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이었던 2008년 9월 첼시의 홈구장인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전반 18분 선제골을 넣었다. 당시 승리를 장담했던 첼시는 박지성에게 일격을 당한 뒤 부진한 경기를 펼쳤고 한 골을 겨우 만회해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박지성이 첼시의 골문을 다시 연다면 ‘강호킬러’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다. 그동안 골 소식을 자주 들려주지 못했으나 올 시즌에는 강호들만 노려 골러시를 펼쳐왔다.
지난 2월 아스널과의 정규리그 24라운드에서 시즌 1호골을 터뜨렸던 그는 지난달 AC밀란(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과 리버풀(정규리그 31라운드)을 상대로 골 폭죽을 터뜨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