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김연아(20·고려대·사진)는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또 진로를 놓고 얼마나 고민했을까.
김연아는 1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아이스쇼 ‘페스타 온 아이스 2010’을 끝으로 올 시즌 피겨스케이팅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제 그에게는 진로선택이라는 중대과제만 남았다.
그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아이스쇼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는 “진로를 결정 못했다. 5월 말 캐나다 토론토(전지훈련지)로 돌아가면 어떤 결정이든 내려져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스케이트는 계속 탄다”…문제는 어떻게?
김연아의 진로결정에서 핵심은 스케이트 부츠를 계속 신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러나 피겨스케이팅을 계속 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굳히고 있다.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의 구동회 부사장은 “김연아가 스케이트를 계속 탈 것이라는 점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어떤 무대에 서게 될까하는 점이다. 그랑프리 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4대륙선수권대회 등에 출전하며 기존 선수생활을 계속할지, 아이스쇼 등 공연 위주로 활동하며 수익사업에 치중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 남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모든 국제대회를 석권한 그에게 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다. 같은 대회에서 은메달에 머물러 2014년 소치 대회까지 필사적으로 선수생명을 연장해야하는 아사다 마오(20·일본)보다 여유롭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을 고려할 때 현역선수를 포기한다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동안 쌓아 온 명성도 선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스케이트를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정작 진로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이다.
남은 시간은 1개월…발표는 언제쯤?
김연아는 당초 동계올림픽(2월)을 마친 뒤 진로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3월)와 아이스쇼(4월) 준비로 훈련을 계속했던 탓에 고민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스쇼를 마친 뒤 “세계선수권대회(3월) 이후에도 아이스쇼 준비를 위해 스케이트만 탔다”며 “우선은 쉬고 싶다. 진로는 급한 것이 아니니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후원사 광고촬영과 행사참여 등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당장 진로를 발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토론토로 떠나는 5월 중 진로를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도 확실한 게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토론토에서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선수생활을 계속하겠다고 결정할 경우 발생한다. 김연아의 전담 코칭스태프로 재계약을 기다리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 등이 다음 시즌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가 진로를 늦게 결정할수록 훈련 시간이 줄어들고 이는 기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결정을 미룰수록 선택의 폭도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