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제2의 비’ 청림 “꽃미남 가수요? 후회 없이 망가졌죠”

[쿠키人터뷰] ‘제2의 비’ 청림 “꽃미남 가수요? 후회 없이 망가졌죠”

기사승인 2010-05-18 17:42:01

"[쿠키 연예] 요즘 가요계는 ‘꽃 천지’다. 섹시한 몸매에 인형 같은 외모를 지닌 여자 가수들은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 가수들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솔로가수 청림(본명 한청림·24)도 그 중 한명이다.

CD 한 장으로 가려질 조막만한 얼굴에 금세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우수에 찬 눈빛, 조각칼로 깎아지른 듯한 날렵한 콧날이 한눈에 들어온다. 순정만화 속 남자주인공 이미지와 흡사하다. ‘남자 김태희’라는 애칭이 달리 붙은 게 아니다.

청림은 ‘예쁘거나 잘생기면 뭐든 되는 이 더러운 세상’이라는 누군가의 자조 섞인 절규에 가슴 뜨끔할 ‘이기적 유전자’를 지녔지만, 외모 덕에 인기를 얻고 싶은 ‘반짝 가수’는 되고 싶지 않다. 국민가요를 남기는 실력파 가수로서 오랫동안 음악인들과 호흡하고 싶은 당찬 신인이다.


두 번째 미니앨범은 그의 결연한 각오를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번지르르한 포장에 실체를 감추고 예쁘장한 이미지만 보여줬던 과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새로운 나를 봐라’는 뜻을 담은 ‘쇼업’(Show up)을 앨범명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 갓 데뷔한 신인 청림을 처음 만났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지난 1년 동안 가요 데뷔, 드라마 출연, 집안일 등 대소사를 겪으며 인격적으로 성숙했다. 새 출발을 알린 청림은 진지했다.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1년 가까운 공백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어요. 집안에도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방황했거든요. 주춤거리는 저를 잡아주고 다시 일으켜 세워준 소속사 식구들이 있어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죠. 한 고비를 이겨내고 나니 성숙해진 느낌이에요.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제가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지난해 7월에는 영역을 넓혀 SBS 드라마 ‘드림’에서 꽃미남 파이터로 출연했다. 신인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연기로 보여주기 전에 근육질 몸매와 고운 얼굴만 부각됐다. MBC 화제작 ‘선덕여왕’과의 경쟁에서 밀려 시청률도 부진했지만, 잃은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은 작품이란다.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드라마에요. 신인으로서 흔치 않은 기회를 얻었고 나름대로 예쁨을 받았죠. 첫 드라마 출연이라 아무것도 몰랐는데 정말 큰 경험이 됐습니다. 나중에 드라마 출연할 기회가 주어지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새로운 각오로 나선 도전은 쉽게 성취하기 어려운 법이다.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할 때쯤 ‘천안함 침몰 사건’이 터져 가요 프로그램이 연속 결방됐고, 무대에 설 기회를 잃었다. 가수에게 있어 시간은 금이다. 앨범 출시 초반 2~3주 바짝 활동해야 음반 수익을 어느 정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청림은 유가족의 아픔을 공감하며 숨고르기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때의 공백이 좌절만 안겨준 것은 아니다. 긍정의 힘을 발휘한 청림은 연습에 매진할 시간이 생겼다는 것에 감사하며 춤과 노래를 갈고 닦았다.

“무대에서 한결 자연스러운 퍼포먼스를 연출할 수 있었던 것도 충분한 연습을 거쳤기에 가능했죠. 하루 7시간 정도 목소리를 다듬고 2시간 정도 안무에 몰두했어요. 노래와 춤에 자신감이 생기자 몸과 마음도 여유로워졌고요. 무용을 전공했을 때 안무, 의상, 조명 등 무대 기획부터 연출까지 도맡아 한 경험이 있어 무대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청림은 이번 앨범을 통해 꾸밈없는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솔직한 그의 진심이 대중에게 전달된 탓일까. 경쾌한 리듬의 타이틀 곡 ‘페이스’는 반응이 좋다. 음원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늘 완벽한 모습만 보여드리려고 발버둥을 쳤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할수록 제 자신이 위축되더라고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망가짐에 대한 두려움을 버렸어요. 어떻게 보여도 좋으니 후회 없이 질러보자고 결심했죠. 그래서 이번 앨범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제 마음가는대로 돌진했습니다. 가식적 없는 제 모습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것 같아요. 요즘 정말 행복합니다.”

아픈 만큼 성숙한 청림은 비상을 꿈꾼다. ‘제2의 비’라는 수식어 대신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만 인정받는 날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갈 예정이다.

“제 가수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제2의 비’라는 수식어는 개인적으로 영광스럽지만 저만의 색깔을 더 알아봐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죠. 열과 성을 다하는 무대로 저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드릴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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