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지성 “사람 냄새나는 왕 되고 싶다”

‘김수로’ 지성 “사람 냄새나는 왕 되고 싶다”

기사승인 2010-05-19 19:16:00

[쿠키 연예] MBC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김수로’(극본 김미숙, 연출 최종수 장수봉)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지성이 인간적이고 매력적 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성은 극중에서 ‘변한 12소국’을 통합한 가야 최초의 왕 ‘김수로’ 역으로 등장한다. 김수로는 북방 유목민족인 제천금의 족장 김융과 정견비(배종옥)의 아들로 태어나자마자 홀로 버려지는 슬픈 운명을 지닌 인물이다. 의협심이 강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혁명가적 기질과 적을 품는 온화한 카리스마를 동시에 겸비했다.

지성은 19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내동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열린 ‘김수로’ 제작발표회에서 “김수로는 신라시대나 조선시대 준엄한 이미지의 왕이 아닌 왈패가 왕이 되는 캐릭터”라며 “시나리오를 통해 제가 느낀 김수로 왕은 솔직하고 인간적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이 어떤 건지 몸소 보여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인간적 매력을 풍기는 왕이 됐으면 좋겠다. 시청자가 받아들이는데 문제없을 정도의 편안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기대감을 당부했다.

SBS ‘왕의 여자’ 이후 7년 만에 사극에 출연하는 지성은 열여덟 어린 김수로부터 가야국을 건립하는 성인 김수로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연기한다. 30대인 지성은 10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부담감으로 다가왔는지 연신 ‘열여덟 살 캐릭터가 잘 어울리냐’며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지금 제 나이에 10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건 기쁘고 즐거운 작업이에요. 열여덟 살에 겪는 사춘기 소년 같은 모습과 거기에 어울리는 순수함과 반항심을 보여드릴 겁니다. 밝고 활기찬 모습이 시청자에게는 인간적으로 비쳐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그런데 요즘 볼 살이 자꾸 빠져서 열여덟 살로 안 보이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웃음).”

몸에 꼭 맞는 배역을 만나면 배우들은 흔히 필연적이고 초자연적인 힘인 ‘운명론’을 거론한다. 지성 또한 ‘김수로’ 역을 맡게 된 것을 ‘운명’이라 여기고 있었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 시나리오를 읽고 난 뒤 그 자리에서 바로 출연을 결정했어요. 이번 캐릭터는 마치 제 운명인 것 같고, 김수로 역은 제가 꼭 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운명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었죠.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인 만큼 혼신의 힘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왕으로 성장하는 캐릭터에 엿볼 수 있듯 액션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지성은 3D로 제작된 하이라이트 예고편에서 손과 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지성은 능숙한 액션 연기를 위해 촬영 전 기본적 무술 훈련을 받았다. 더운 날씨에 몸을 자주 쓰다 보니 체중이 3~4kg 정도 빠져 힘들지만, 혹독한 몸 연기보다 사실감 나는 연기를 보여주는 게 더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야에 대한 고증이 부족하다 보니까 그 시대의 이미지와 생활상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더라고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각색된 작품이지만 사실감 넘치는 연기가 필요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책이나 인터넷 등 자료를 통해서는 감이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촬영 전 김해에 마련된 세트장을 혼자 돌아다니면서 가야 시대의 모습을 상상했어요. 그때 받은 느낌을 머릿속에 새기고 서울로 올라와서 김수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지성은 상대 배우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 중 친모 ‘정경비’ 역으로 등장하는 배종옥에 대한 각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배종옥 선배가 제 어머니로 출연한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2005년 군 입대 전 배 선배와 MBC 드라마 ‘떨리는 가슴’에서 연인으로 연기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호흡을 맞추면서 ‘아 연기가 이런 거구나’ 하는 맛을 조금 느낄 수 있었죠. 상대 배우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배라 이번 작품도 기대가 큽니다. 다만 연인도 종옥이 누나도 아닌 어머니로 만나 조금 아쉽습니다. 하하.”

한편 이날 지성은 감기에 걸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영화 ‘러브 액추얼리’의 한 장면처럼 스케치북에 글을 써 마음을 대신했다. 지성은 ‘안녕하세요. 김수로 역을 맡은 지성입니다. 목감기에 걸린 관계로 첫인사를 글로 대신합니다. 감기 걸려서 죄송합니다’라는 글이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서서 인사를 건네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국내 최초로 가야의 건국 과정을 다루는 ‘김수로’는 200억 원이 투입된 역사 대작드라마로 지성, 유오성, 배종옥, 고주원, 서지혜, 강별 등이 출연한다.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후속으로 오는 29일 밤 9시45분에 첫 방송된다.

경남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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