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맞은 조용필, ‘영원한 오빠’로 5만여 관객 울리다!

환갑 맞은 조용필, ‘영원한 오빠’로 5만여 관객 울리다!

기사승인 2010-05-29 01:14:00

"[쿠키 연예] 주옥같은 노래로 모두가 하나 됐다. 조용필처럼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을 하는 가수가 국내에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열정’과 사랑’. 조용필이 관객에게 알려준 자신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데뷔 41년 환갑을 맞아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회춘한 듯 폭발적 에너지를 쏟아내며, 30여 곡에 가까운 노래를 2시간 동안 쉼 없이 불렀다. 노래로 받은 사랑을 노래로 되돌려주려는 듯 지친 기색 하나 없었다. 젊은 가수도 쉬이 도전할 수 없는 대단한 무대 열정이었다.

나이를 뛰어넘고, 한계를 극복한 그의 노래에 관객은 서서히 동화되어 갔다. 그의 목소리가 멈추고 간주가 흘러나오면 ‘최고’와 ‘오빠’를 연발하는 관객의 함성이 쉴 새 없이 터져나왔다. 콘서트가 어색한 듯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던 관객도 조용필의 음색과 파워에 압도당하는 듯 하나 둘 일어났다.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은 5만여 명이 흔드는 야광봉의 오색 물결로 출렁거렸으며, 이내 이 물결은 조용필을 향해 쏟아졌다. 28일 밤 서울의 잠실벌은 그렇게 달아올랐다.

28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러브 인 러브’(Love in Love)는 당초보다 3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구름처럼 몰려든 관객으로 인해 입장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관객은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 아이부터 백발이 성한 노인까지 다양했다. 가는 곳마다 팬을 몰고 다니는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인기였다. 역시 국민가수다웠다.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전액 기부 콘서트를 연 조용필은 3D 대형화면 사이로 ‘태양의 눈’을 부르며 위용을 드러냈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기타를 멘 모습은 환갑이라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일성’ ‘해바라기’를 열창한 뒤 “매번 공연을 열 때마다 설레지만 두렵고 무서운 마음도 크다”며 가왕(歌王)답지 않은 겸손한 발언으로 첫 인사를 건넸다. 이어 “우리가 하나 되는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오늘 실컷 놀아보자”고 외쳤다.

노래 ‘못찾겠다 꾀꼬리’ ‘물망초’ ‘사랑해요’ ‘큐’(Q) ‘바람의 노래’로 이어지면서 서서히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그리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부를 때 극에 달했다. 조용필은 무대 전체가 앞뒤로 움직이는 무빙 스테이지(Moving Stage)에 올라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평소 공연제작비의 3배 정도인 60억 원을 투자했다는 그의 말을 가늠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무빙 스테이지’ 공연에 조용필을 멀리서 바라보던 2,3층 관객은 열광하면서 일어났고, 플로어에 앉았던 관객도 자리를 박차고 서서 ‘오빠’를 연신 외쳤다. 국민가요 ‘단발머리’와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노래가 이어지자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강원도 아이랑’을 부를 때에는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면서 노래를 따라하는 관객도 상당수였다. 41년 동안 그가 쌓아온 경험을 무대에서 발산하려는 듯 ‘모나리자’와 ‘청춘시대’를 힘주어 불렀다.

조용필은 모든 곡이 끝나고도 발걸음을 쉽게 뗄 수 없었던 관객에게 강렬한 음색으로 ‘잊혀진 사랑’ ‘여행을 떠나요’ ‘친구여’를 앙코르 곡으로 불렀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폭죽이 밤하늘에 고운 수를 놓자 경기장 상단에 걸려 있던 플래카드에 시선이 꽂혔다. ‘당신이 가는 길이 역사가 됩니다’ ‘꺼지지 않는 영원한 신화 조용필’. 경기장에 울려 퍼지던 함성과 박수갈채. 환갑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조용필을 위해 팬들이 마련한 선물이었다.

식지 않는 열정과 사랑으로 잠실벌을 녹인 조용필의 ‘러브 인 러브’ 콘서트는 오는 29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팬들을 찾아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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