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이정수에게 다시 찾아온 ‘공격수의 추억’

[남아공월드컵] 이정수에게 다시 찾아온 ‘공격수의 추억’

기사승인 2010-06-13 09:39:01
[쿠키 스포츠] “골을 넣은 순간이요? 기억도 안 나요.”

이정수(30·가시마 엔틀러스)는 한때 공격수였다. 프로축구 FC서울의 전신인 안양LG에서 당시 사령탑이었던 조광래 경남FC 감독의 권유로 수비수를 시작했다.

후방을 지키는 탓에 골 기회를 얻기란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득점 기록도 줄어들고 있었다. 그에게 골을 기대하는 사람은 12일(현지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 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전반 7분 만에 그리스의 골 그물망을 가장 먼저 흔든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정수였다. 그의 몸속에서 흘렀던 공격수의 피가 용솟음치는 순간이었다.

이정수는 득점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스전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그는 “워낙 기성용(셀틱)의 프리킥이 좋았다. 발만 대기만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전을 앞두고 실시한 대표팀 훈련에서 세트피스 상황을 대비하다 몇 차례 골을 넣기는 했지만 본 경기에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될지는 몰랐다고 했다.

그는 “오늘 밥을 안 먹고 커피만 마셨다. 집중하기 위해서였다”며 “앞으로 어려운 경기들이 남은 만큼 16강 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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